조선시대 회화와 화가들

근원이 월북하기 전후 발표한 6편의 글에 조선화 기법에 대한 2편의 글을 더해, 모두 8편의 글을 한데 묶은 근원의 조선조 ‘화가론’이자 ‘회화론’. 화가로서 쌓았던 경험들을 토대로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기술한 그의 화가론과 회화론들은 가히 조선조 회화 연구의 시원이라 할 수 있는 글들로서, 사료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

『조선시대 회화와 화가들』은 근원 김용준이 월북하기 전에 발표한 글 「겸현(謙玄) 이재(二齋)와 삼재설(三齋說)에 대하여」 「단원 김홍도」와, 월북 후 발표한 글 「리조 초기의 명화가들 안견, 강희안, 리상좌에 대하여」 「18세기의 선진적 사실주의 화가 단원 김홍도」 「단원 김홍도의 창작활동에 관한 약간한 고찰」 「조선화의 표현형식과 그 취제 내용에 대하여」 등 여섯 편의 글과 함께 ‘부(附)’로서 「조선화 기법」 「조선화의 채색법」을 추가한, 모두 여덟 편의 글을 한데 묶은 근원의 조선조 ‘화가론’이자 ‘회화론’이다.
‘조선화 표현형식의 성립’ ‘조선화의 화론적 배경’ ‘조선화의 내용과 남북화의 관계’ 그리고 ‘채색기법’에 이르기까지, 근원은 화가로서 쌓았던 경험들을 토대로 하여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기술하고 있는데, 마치 교과서를 집필하는 것과 같은 분명하고 친근한 방식으로 조선화의 재료와 기법, 양식과 정신을 설명하고 있다. 한편 근원은 조선화 문제를 안견, 강희안, 이상좌, 정선, 심사정, 김홍도 등 일군의 조선시대 화가들의 화풍과 연결시킴으로써 역사 전통의 흐름 속에서 파악하고자 했는데, 조선시대 회화의 고유한 미감을 오늘의 ‘조선화’가 그대로 계승 발전해야 한다는 의식의 한 면을 볼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대부분이 최초 발표 이후 소개된 적이 없는 것들이다. 특히 「조선화 기법」이나 「조선화의 채색법」 같은 글은 접하기 어려운 발굴원고로, 사료적 가치가 대단히 높다. 한편 1950년 1, 2월에 2회에 걸쳐 『신천지』에 발표했던 「단원 김홍도」는 ‘김홍도에 대한 최초의 연구 논문’이라는 의의가 있으며, 그 밖의 근원의 화가론과 회화론들 역시 가히 조선조 회화 연구의 시원이라 할 수 있는 글들이다.

발간에 부쳐 – 편집자의 말

『조선시대 회화와 화가들』은 ‘우리 문화예술론의 선구자들’을 기획하면서 그 첫번째 작업으로 선보이는 ‘근원 김용준 전집’의 셋째권이다.
‘우리 문화예술론의 선구자들’은 우리 문화 예술에 대한 선구적인 안목과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던 선학들의 학문적 성과와 그것이 지니고 있는 사료적 가치를 온전히 오늘에 되살리고, 그 속에 깃들인, 제대로 사고하고 제대로 글쓸 줄 알았으며 올바르게 학문했던 인문정신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학문적 문화적 사표(師表)로 삼고자 기획되었다.
오늘 우리는 아무런 여과 없이 횡행하는 수많은 매체에 길들여져 난삽한 글쓰기와 글읽기를 하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 문화전통의 실질적 토대가 되는 우리의 언어와 표현 그리고 학문탐구의 방법은 날로 부박해지고 있다. 이렇듯 우리의 문화전통이 혼란한 때, 뛰어난 선학의 글을 읽고 배우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풍요로운 일일 뿐만 아니라, 간결 담백 호방한 우리 언어의 참맛과 풍부한 교양 그리고 격조 높은 인문정신을 체득하게 해준다.
이와 같이 뛰어난 선학의 글을 통해 우리 문화의 줄기를 올바로 세우고, 가벼워지고 쇠퇴해 가는 인문학의 위상을 재정립하여 우리 본연의 문화전통을 되찾으려는 데 이 총서 발간의 의의가 있다.
시리즈의 첫 인물로 동양화가이자 미술사학자인 근원 김용준을 선정했고, 그의 저서와 논문을 포함한 여러 글들을 모아 ‘근원 김용준 전집’을 다섯 권으로 구성했다. 제1권 『새 근원수필』, 제2권 『조선미술대요』, 제3권 『조선시대 회화와 화가들』, 제4권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 그리고 근원의 미술관련 글과 기타 산문을 모은 제5권 『근원의 미술산문』(가제)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 『조선시대 회화와 화가들』은 근원 선생이 월북하기 전에 발표한 글 「겸현(謙玄) 이재(二齋)와 삼재설(三齋說)에 대하여」 「단원 김홍도」와, 월북 후 발표한 글 「조선시대 초기의 명화가들 안견, 강희안, 이상좌에 대하여」 「18세기의 선진적 사실주의 화가 단원 김홍도」 「단원 김홍도의 창작활동에 관한 약간한 고찰」 「조선화의 표현형식과 그 취제 내용에 대하여」 등 여섯 편의 글과 함께 ‘부(附)’로서 「조선화 기법」 「조선화의 채색법」을 추가한, 모두 여덟 편의 글을 한데 묶은 근원의 ‘화가론’이자 ‘회화론’이다. 이 중 『조선미술』에 연재되었던 「조선화의 채색법」의 경우 입수한 원고의 끝부분이 불완전하나, 자료적 가치를 고려하여 최대한 복원하여 실었다.
북에서 발표된 글에서 사회주의 찬양 등의 정치 이념적 내용은 주제와 큰 관련이 없으므로 삭제했고, ‘일부 분자들’ ‘통치배들’ ‘간악한 원수들’ ‘동무’ ‘호상’과 같은 표현은 문맥에 맞게 ‘일부 사람들’ ‘통치자들’ ‘간악한 사람들’ ‘사람’ ‘상호’로 각각 바꾸어 표기했다. 현 세대의 독서감각에 맞도록, 월북 전에 발표된 글의 한자 노출은 한자 병기로 바꾸었고, 북에서 발표한 글의 한글 전용과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은 표기는 한자를 병기하고 두음법칙을 적용하여 전체적인 통일성을 갖추었다. 인명과 지명은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바꾸었으나, 중국의 인명과 지명은 한자음 그대로 표기했다. 원문의 ‘이조’ ‘이씨조’ ‘이씨 조선’ 등의 표현은 문맥에 따라 ‘조선조’ ‘조선왕조’ ‘조선시대’ 등으로 바꾸어 표기하여 근원 선생의 집필 당시 ‘우리나라’를 지칭하던 표현인 ‘조선’과 구별했다.
원문에서 인용한 한문 구절은 동양고전학회 역 『국역 근역서화징』(시공사), 진준현 저 『단원 김홍도 연구』, 강관식 역 『중국회화이론사』의 번역문을 양해를 구해 실었고 일부는 새로 번역했는데, 원문과 구별하기 위해 모두 작은 활자로 본문에 병기했다. 원문의 미주(尾註)는 모두 각주로 바꾸었고, 앞서 출간된 전집 1, 2권과 마찬가지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책을 읽는 사전’식의 편자주 삼백여 개를 원주(原註)와 구별하여 달았다. 또한 원주(原註)에 나오는 불완전한 서지사항은 연도, 출판사 등을 새로 찾아 넣었다.
도판은 모두 살려 싣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조선화 기법」에서 특정 작품이 아닌 도판의 경우 입수한 원고의 상태가 좋지 않아 원본에 최대한 충실하게 새로 31컷을 그려 넣었으며, 관련 도판 56컷을 추가하여 모두 97컷을 실었다.
이 책 『조선시대 회화와 화가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책 앞부분에 ‘해제’를 실었으며, 말미에 ‘수록문 출처’를 덧붙였다. 또한 전집 1, 2권에 실린 기존의 연보에, 김용준의 중앙고보 시절 학적부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 등 여러 사항들을 보충하여 실음으로써 저자의 삶을 풍부하게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인명, 작품명, 책제목, 회화관련 용어 등의 일반적인 ‘찾아보기’뿐만 아니라, 편자주를 단 항목만의 ‘어휘풀이 찾아보기’를 두어 근원 선생의 집필 당시에 쓰이던 어휘나 문구들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일반적인 ‘찾아보기’에서도 편자주가 있는 항목의 페이지는 굵은 활자로 표시하여 풀이를 찾는 데 용이하도록 했다.
편집자로서 행한 이러한 노력들이 행여 저자의 의도나 글의 순수함을 방해하거나 오전(誤傳)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을 내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전집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시고 ‘연보’를 작성해 주신 미술평론가 최열 선생, ‘해제’를 써 주신 서울대 김병종 교수, 자료를 제공해 주신 한국민속문화연구소의 주강현 선생과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원복 미술부장, 「조선화 기법」의 도판을 그려 주신 옥과미술관의 최준호 관장, 일부 인용문을 번역해 주신 안대회 선생 그리고 그 밖에 많은 도움을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올해는 근원 김용준 선생이 돌아가신 지 삼십사 년째 되는 해이다. 얼마 전 뵙게 된 김용준 선생의 둘째누님인 고(故) 김일호(金日浩) 여사의 셋째아드님 내외분 우기돈(禹基敦)ㆍ 권정렬(權貞烈) 님은, 월북 전의 근원 선생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소중하게 보관해 오던 사진 넉 장과 그림 두 점을 제공해 주었다. 또한 어렵게 연락이 닿은, 김용준 선생의 형인 고 김용수(金瑢洙) 선생의 장손 김영배(金濚培) 님은 근원 선생의 호적사항을 입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로써 김용준 선생의 연보를 더욱 자세하고 풍부하게 보충할 수 있었으며, ‘근원 전집’을 만드는 데 더없는 힘이 되었다. 우기돈ㆍ권정렬ㆍ김영배 님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 근원 선생께서는 월북 당시 부인 진숙경(秦淑卿) 여사와 함께 석란(夕蘭)이라는 입양딸을 동행했다고 하나 지금은 확인할 길이 없다. 하루빨리 남북관계가 호전되어 선생께서 살다 가신 발자취가 선명하게 드러날 날을 기대한다.

2001년 6월
편집자

김용준 (저자)

김용준(金瑢俊, 1904-1967)은 경북 선산(善山) 출생의 동양화가이자 미술평론가·한국미술사학자·수필가·교육자·장정가로, 호는 근원(近園)·검려(黔驢)·우산(牛山)·노시산방주인(老枾山房主人)·벽루산인(碧樓山人)·반야초당주인(半野草堂主人)·매정(梅丁) 등이다. 경성 중앙고등보통학교와 일본 동경미술학교 서양화과 졸업 후 중앙고보와 보성고보 미술교사를 거쳐, 서울대학교 미술학부 동양화과 교수를 역임했고, 동국대 사학과에서 미술사를 가르쳤다. 1950년 9월 월북하여 평양미술대학 교수, 조선미술가동맹 조선화분과 위원장, 조선건축가동맹 중앙위원, 과학원 고고학연구소 연구원, 평양미술대학 조선화 강좌장 등으로 활동했다. 저서로 『근원수필』(1948), 『조선미술대요』(1949),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1958) 등이 있으며, 다수의 미술평론 및 미술사 논문을 발표했다.

발간에 부쳐 / 편집자
한 全人的 미술가의 숨겨진 行步 -解題 / 김병종

朝鮮時代 繪畵와 畵家들
조선시대 초기의 명화가들 안견, 강희안, 이상좌에 대하여

1.  안견에 대하여
2. 강희안에 대하여
3. 이상좌

겸현(謙玄) 이재(二齋)와 삼재설(三齋說)에 대하여 조선시대 회화의 중흥조(中興祖)

겸현 이재의 화풍
겸현 이재의 인물 및 삼재설

단원 김홍도 조선시대 화계(畵界)의 거성(巨星)

1. 단원의 전기
2. 단원의 화풍
3. 단원의 생존연대에 대하여
4. 단원의 운염화(暈染畵)에 대하여
5. 전(傳) 단원 필 ‘투견도’에 대하여

18세기의 선진적 사실주의 화가 단원 김홍도 그의 탄생 195주년을 맞이하면서

1. 단원이 처해 있던 역사적 시대적 배경
2. 전기로 나타나는 단원의 풍모와 그 인품
3. 단원의 작품에서 나타난 사실주의 정신
4. 단원의 작품을 통하여 본 예술적 표현의 몇 가지 특점

 단원 김홍도의 창작 활동에 관한 약간한 고찰

조선화의 표현형식과 그 취제(取題) 내용에 대하여

1.  문제의 제기
2. 조선화 표현형식의 성립
3. 조선화의 화론적 배경
4. 조선화의 내용과 남북화의 관계
5.  결론

附 朝鮮畵의 技法
조선화 기법
머리말

1. 재료와 용구

1. 종이 2. 붓 3. 먹 4. 벼루

2. 집필과 운필

1. 집필(執筆, 붓 잡는 법)  2. 운필법의 가지가지

3. 묘사

1. 묘사는 왜 필요한가  2. 사생은 어떻게 하는가

4. 묵화와 색채화

5.  원근법

6.  사생

1. 화초 사생  2.  풍경 사생  3.  인물 속사

마지막 말

조선화의 채색법

1. 채색화란 어떠한 그림을 말하는가
2.  색채에 대한 감정과 색채의 대조
3.  착색법(着色法)

1. 바탕  2.  붓   3. 채색   4. 색채의 배합

수록문 출처
김용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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