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미니멀 아트는 1963년에서 1965년 사이 뉴욕에서 활동했던 일군의 미술가들이 제작한 삼차원 작품들에 붙여진 용어다. 단지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이며, 모듈을 사용하고 무표정한 느낌을 준다는 공통점 때문에 하나의 운동으로서 정리된 미니멀 아트가 당시 그토록 많은 비평적 관심을 받았던 것은, 이 운동이 “미술의 모습, 제작방법, 재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책은 미니멀 아트를 대표하는 다섯 명의 주요 작가인 칼 안드레, 댄 플래빈, 도널드 저드, 솔 르윗, 로버트 모리스를 중심으로, 그들 작품의 전개 과정에 따라 주의해 볼 만한 세 가지 쟁점, 즉 ‘회화와 조각’ ‘대상과 주체’ ‘텍스트와 컨텍스트’를 고찰하고 있다.

전시장 바닥에 가지런히 배열된 ‘백스무 개의 벽돌’이 과연 미술로 간주될 수 있을까. 칼 안드레의 1966년작 〈등가 VIII〉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은, 이러한 작품을 미술로 받아들이는 것이 당시 사람들에게 결코 쉽지 않았음 시사한다. 이 책의 목적은 ‘그 벽돌들’이 어떻게 미술로 간주될 수 있는지, 그리고 나아가 그와 같은 조각이 어떻게 1960년대에 제작된 가장 흥미롭고 상상력이 풍부한 작품에 속할 수 있는지 밝히는 데 있다.

이같이 추상적이고, 삼차원적이며, 모듈을 사용하고, 기하학적이며, 디자인이 미리 정해져 있고, 산업적인 제작 과정을 거친 일련의 작품들에 ‘미니멀리즘’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어 왔다. 비록 이 책에 언급된 미술가들은 서로를 하나의 집단으로 인식하지는 않았지만, 위에 언급한 공통점을 지님으로써 이들의 활동과 작품은 이후 많은 비평가들에 의해 하나의 운동으로서 정리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이뤄낸 성과는 기존 미술의 모습, 제작방법, 재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비록 서로 다른 맥락적 의미를 지니지만 오늘날의 전시 방법, 작품의 외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미니멀 아트를 대표한다고 칭해지는 다섯 명의 주요 작가―칼 안드레, 댄 플래빈, 도널드 저드, 솔 르윗, 로버트 모리스―를 중심으로, 그들 작품의 전개 과정에 따라 주의해 볼 만한 세 가지 쟁점, 즉 ‘회화와 조각’ ‘대상과 주체’ ‘텍스트와 컨텍스트’라는 측면에서 고찰하고 있다. 또한 미니멀리즘을 둘러싼 다양한 비평적 관점을 소개하고, 미니멀리즘이 다음 세대의 미술에 미친 영향까지도 살펴보고 있다.

옮긴이의 말

미니멀 아트는 1963년에서 1965년 사이 뉴욕에서 활동했던 일군의 미술가들이 제작한 삼차원 작품들에 붙여진 용어이다. ‘미니멀’이라는 형용사가 암시하듯, 이 작품들은 대개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이며, 무표정한 느낌을 준다. 아무나 제작할 수 있을 것 같고,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공장에서 찍어낸 벽돌을 전시장에 옮겨 놓은 듯한 이들 작품이 그토록 많은 비평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미니멀 아트가 “미술의 모습, 제작방법, 재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미니멀 아트의 대표적 작가인 칼 안드레, 댄 플래빈, 도널드 저드, 솔 르윗 그리고 로버트 모리스의 작품에서 ‘산업적인 재료들, 모듈 단위, 규칙적 대칭적 또는 그리드식 배열, 재료의 사용과 제시에서의 직접성, 그리고 공예나 장식 또는 장식적 구성의 결여’와 같은 공통된 기반을 뽑아내고, 이를 중심으로 미니멀 아트의 다양한 양상과 역사적 의의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예리한 분석을 가한다. 또한 이 책은 미니멀 아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꼼꼼히 살핀다. 그러나 ‘모더니스트 이상주의의 정점’ ‘포스트모더니스트 비평의 시발점’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항’ ‘자본의 얼굴, 권위의 얼굴, 아버지의 얼굴’ 등과 같은 다양한 해석을 소개하지만,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음으로써 그 최종판단은 독자에게 맡기고 있다. 저자는 특히 미니멀 아트를 계급, 인종, 젠더에 기반해 해석하는 것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취한다. 물론 그간 미니멀 아트가 주로 삼십대 초반의 백인 남성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그것을 남성성과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은 남성적이라는 용어가 내포하는 전형적인 특성들에 쉽게 들어맞지 않는 미니멀 아트의 몇 가지 측면을 제시함으로써, 미니멀 아트를 바라보는 시각의 폭을 좀더 확장시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안내서라 하겠다.

데이비드 배츨러 (저자)

런던에서 활동 중인 미술가이자 작가이다. 노팅햄에 있는 트렌트 폴리테크에서 미술을, 버밍햄 대학에서 문화 이론을 공부했다. 입체 구조물, 사진, 드로잉을 포함해 주로 색채와 도시생활의 경험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에딘버러에서 시작하여 전국을 순회한 <5개의 영국 미술>을 비롯하여 <마법의 시간>(노이란트 미술관, 그라츠), <또 하나의 영국>(테클라 살라, 바르셀로나), <색깔 전기탑>(새들러 웰 극장, 런던), <아포칼립스틱>(앤서니 윌킨슨 갤러리, 런던), <우편소인-심오한 영향>(산타페) 등의 전시를 했다.

지은책으로는 <미니멀리즘Minimalism>(1997)이 있고, 그밖에도 다수의 전시 도록에 글을 써오고 있다. <프리즈>, <아트포럼>, <아트스크라이브>, <캐비넷> 등의 잡지에서도 리뷰와 에세이를 자주 발표하고 있다. 2003년 현재 작가이자 저술가로 런던 왕립미술대학에서 비평을 가르치고 있다.

정무정 (역자)

홍익대 미술사학과 대학원 및 뉴욕시립대학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홍익대, 서울대, 숙명여대에서 강의했다. 2006년 현재 덕성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사학위 논문으로 ‘추상표현주의, 앵포르멜, 그리고 한국현대미술 1945-1965′(Abstract Expressionism, Art informel and Modern Korean Art, 1945-1965)를 발표했으며, ’1970년대 후반의 한국 모노크롬 회화’, ‘프랭크 스텔라의 1960년대 작품 연구’, ‘추상표현주의와 정치:수정주의 관점 다시 읽기’, ‘추상표현주의와 한국 앵포르멜’, ‘한국전쟁과 서구 미술’ 등의 연구논문이 있다.

저자/역자의 다른 책들

서론

1. 회화와 조각
2. 대상과 주체
3. 텍스트와 컨텍스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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