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주의

이탈리아의 작가이자 흥행가인 마리네티가 1909년 창안한 미래주의는 예술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친 사고의 변화를 꾀하면서 기존의 가치와 문화를 혁신하고자 한 아방가르드 운동이었다. 미래주의 작가와 화가들은 젊음을 되찾은 이탈리아 아방가르드로서의 역사적 임무감에 초점을 맞춰, 자신의 작업에 완전히 새로운 일련의 경험을 표현했다. 여기 소개된 자코모 발라, 움베르토 보초니, 카를로 카라, 지노 세베리니, 윈덤 루이스 등의 작품들은 과거의 것, 낡은 것을 현대화의 걸림돌로 여기며 새로운 것, 속도, 기계, 도시, 전쟁을 찬양한 그들의 사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미래주의(Futurism)’는 많은 것을 의미할 수 있는 용어다. 즉 일반적으로는 현존하는 것을 넘어선 과학적 기술적 진보에 관한 생각을 말하는데, 흔히 볼 수 있듯이 공상과학소설의 이미지와 주제는 대개 이러한 ‘미래주의적’인 특성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래주의는 특수한 기술적 발전뿐만 아니라, 과거로부터의 압력을 거부하는 태도와 진보에 대한 고도로 정치화한 철학을 내포하고 있다.

1909년 1월 이탈리아의 시인 필리포 토마소 마리네티가 『르 피가로』에 「미래주의 창립선언」을 발표하면서 창안한 미래주의는, 이처럼 예술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친 사고의 변화를 꾀하면서 대중 속에 파고들어 기존의 가치와 문화를 혁신하고자 한 아방가르드 운동이었다. 미래주의 작가와 화가들은 젊음을 되찾은 이탈리아 아방가르드로서의 역사적 임무감에 초점을 맞춰, 자신의 작업에 완전히 새로운 일련의 경험을 표현했다. 그들은 과거의 것, 낡은 것을 현대화의 걸림돌로 여기며 새로운 것, 속도, 기계, 도시, 전쟁을 찬양했다. 그리고 거기서 영감을 얻어 현대성에 관한 정치적 예술과 이데올로기를 창조하기에 이르렀다.

저자 리처드 험프리스는 이 책에서 자코모 발라, 움베로토 보초니, 카를로 카라, 지노 세베리니, 이탈리아의 미래주의자들의 작품을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심층 분석한다. 한편 반동 지하정치와 세기말의 보헤미안 문화에 뿌리를 둔 미래주의가 국제적 운동으로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쳐 두 차례의 세계대전 사이에 마침내 무솔리니의 정권과 운명적 관계를 맺게 되는 과정을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

옮긴이의 말

유럽 고전문화의 한 부분을 이루는 로마 제국의 문화와 르네상스의 찬란한 예술전통을 이어받은 이탈리아의 예술가들 가운데에는, 근대에 들어서서 자신들이 물려받은 이러한 전통을 현대화의 걸림돌로 여기는 이들이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미래주의(Futurism)는 전통의 중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과거의 것, 낡은 것을 부정하고 새로운 것, 속도, 기계, 전쟁 등을 찬양하고 무정부주의를 지향함으로써, 자국과 유럽 여러 나라의 미술계뿐 아니라 문화계 전체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과거에 대한 열등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현실의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의 소용돌이 속에 던져진 마리네티와 같은 젊은 예술가들은 파격적인 이념의 선언과 과장되고 과격한 행동으로 문화예술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한때는 무솔리니의 파시즘과 어색한 동행을 유지하며 국제적인 야망을 키우기도 했다.

미래주의는 철학적으로 니체의 초인사상과 베르그송의 창조적 진화 개념에서 영향을 받았으나, 이들의 사상을 주로 자신들의 강령에 맞게 해석함으로써 부분적으로 곡해를 하기도 했다. 결국 일세대 미래주의 작가들은 전쟁을 통해 세상을 정화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때마침 일차대전이 발발하자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가했다. 그러나 전쟁을 겪으면서 미래주의 운동의 중요인물들이 대부분 전사하거나 예술적 입장을 선회함으로써 미래주의는 점차 미술사의 뒤편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테이트 갤러리의 큐레이터 리처드 험프리스는 테이트의 소장품을 비롯하여 움베르토 보초니, 카를로 카라, 자코모 발라 등 핵심적인 이탈리아 미래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심층 분석하는 한편, 영국을 비롯하여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국제적 활동의 궤적을 추적하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미래주의 운동에 접근하고 있다. 글과 함께 수록된 작품사진과 귀중한 자료사진도 매우 흥미롭다.

 

리처드 험프리스 (저자)

런던 테이트 갤러리의 선임 큐레이터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The British Landscape : Through the Eyes of Great Artists>, <The Tate Britain Companion to British Art> 등이 있다.

하계훈 (역자)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예술의 전당 미술관의 큐레이터로 있었고, 런던 시티대학 미술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 대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며 중앙대학교 대학원, 홍익대학교 대학원, 국민대학교 대학원 등에 출강하고 있다.

논문으로 ‘미술관 재정’(<현대미술관연구 제7집>, 1996),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에 나타난 문학적 상상력의 한계’(<19세기의 서양미술>, 2001)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큐레이터의 딜레마> 등이 있다.

1. 충돌 : 시간, 섹스 머신 그리고 창립선언
2. 미래주의의 조건들
3. 화가들 : 최초의 반응들
4. 우주를 재구성하는 미래주의자들
5. 순회하는 미래주의
6. ‘전쟁 : 세상의 유일한 위생학’
7. 헌신적인 파시즘의 추종자들 : 제이의 미래주의, 항공 회화와 무솔리니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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