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비즘

20세기 예술의 씨앗을 뿌린 미술운동이라 부를 수 있는 큐비즘은 가장 복합적인 미술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제일차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십 년간의 시기가 낳은 산물이기도 했다. 이때의 프랑스는 ‘벨 에포크’라는 상투적이지만 화려한 이름 아래서 계급간, 국가간의 갈등으로 분열되어 있었고, 현대성의 경험이 야기한 흥분과 함께 그것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혀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격동기에 큐비즘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설명하고 피카소와 브라크, 로베르 들로네와 소니아 들로네 등의 그림을 분석하면서, 큐비즘 회화가 현대성의 경험을 반영하는 동시에 현대성의 유혹에 대한 비판적 저항을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술사에서 전환이자 동시에 단절의 지점인 큐비즘은 원근법이라는 절대적 시각방식을 변화시킨 급진적인 아방가르드 운동으로, 현대미술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기존의 시간과 공간 개념의 과격한 변화를 시도한 피카소와 브라크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할 수 있는 큐비즘은, 매년 개최되는 대규모 공공 전시회를 활동무대로 삼은 프랑스 화가들과, 이들과는 달리 새롭게 부상하던 개인 화랑을 근거로 활동한 외국 출신 화가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축에 의해 전개되었다. 그러나 또한 이 운동은 제일차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십 년간의 시대적 상황이 낳은 산물이기도 했다. 이 시기의 프랑스는‘벨 에포크’라는 상투적인 화려한 이름 아래서 계급간, 국가간 갈등으로 분열되어 있었고, 현대성의 경험이 야기한 흥분과 함께, 그것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혀 있었다.

저자 데이비드 코팅턴은 이러한 복잡한 격동기에 아방가르드 예술이 어떻게 탄생했고, 그 속에서 큐비즘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설명한다. 저자는 피카소와 브라크 외에도 로베르 들로네와 소니아 들로네, 글레이즈, 메챙제, 르 포코니에 등 잘 알려지지 않은 큐비스트들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그들이 서구 회화의 전통적 재현관습을 어떻게 재검토했으며, 아프리카 미술에서 받은 영향을 어떻게 드러냈는지 추적하고, 큐비즘이 현대성의 경험을 반영하는 동시에 현대성의 유혹에 대한 비판적 저항을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옮긴이의 말

1907년부터 1914년 사이 파리의 아방가르드 예술계를 무대로 전개된 큐비즘은 20세기 미술의 시각 혁명으로 불릴 만큼 이후 현대미술의 지형을 바꿔 놓은, 현대미술사에 참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친 미술운동이었다. 일반 대중에게 큐비즘은 피카소의 이름과 동일시되어 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20세기 아방가르드 미술의 신호탄이 된 큐비즘의 실험은 피카소와 그의 동료 브라크에 의해 주도되었다. 그러나 큐비즘은 한 천재 예술가의 개인적 창조일 뿐 아니라, 20세기초 파리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만들어진 산물이기도 하다. 또한 큐비즘 운동은 피카소와 브라크뿐만 아니라, 동시대 파리의 다른 아방가르드 화가들에 의해서도 발전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큐비즘 이후 많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미술형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 피카소의 콜라주 속에 등장하는 신문지 조각들은, 파리 거리의 시위, 발칸 반도의 전쟁 소식 등 당시의 사회상황을 생생하게 보고하는 역사적 현실의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 데이비드 코팅턴은, 자연의 재현에서 벗어나 추상으로 향하는 모더니즘의 순수한 형식 실험이란 차원에서 큐비즘에 접근했던 형식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큐비즘의 실험을 당대의 시대적 현실 속에서 총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일차대전 직전, 이른바 벨 에포크 시기의 정치적 사회적 배경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함께, 큐비스트들에게 영감을 준 당대 자료들을 풍부하게 발굴하여 작품과 비교해 볼 수 있게 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구체적이고 예리한 분석을 통해 독자들에게 큐비즘의 실험의 성격을 보다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또한 로베르 들로네와 소니아 들로네 외에도 기존의 큐비즘 연구에서 흔히 피카소와 브라크의 아류로 무시되어 왔던 글레이즈, 메챙제, 르 포코니에 등과 같은 화가들의 작품을 비중있게 다루어, 그들이 큐비즘 운동에서 또 다른 한 축으로서 수행했던 미술사적 역할을 복원시켰다는 점도 의미있다. 이와 같이 ‘균형잡힌’ 폭넓은 시각은 큐비즘을 20세기말 새롭게 대두한 사회사적 접근방식으로, 역사적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저자의 의도로서, 일반 독자들은 물론 현대미술을 깊이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큐비즘에 대한 참신한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데이비드 코팅턴 (저자)

영국 팰머스 미술대학에서 미술사학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Cubism in the Shadow of the war : The Avant-Garde and Politics in Paris 1905-1914> 등이 있다.

전경희 (역자)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서양미술사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한림대에 출강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피카소>, <팝 아트> 등이 있다.

저자/역자의 다른 책들

서론 : 모던 타임스

1. 아방가르드와 전쟁 전의 파리
2. 고전주의의 부활
3. 동시성에 대한 관점
4. 고급미술과 저급미술

결론 : 큐비즘 이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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