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사 (증보판)

  • 1900년대 도입과 정착에서 오늘의 단면과 상황까지
  • 오광수
  • A5 반양장 2010년 1월 1일 336면 24,000원 컬러 흑백 179컷 978-89-301-0362-6
  • 예술일반, 열화당 미술책방

서양의 새로운 양식이 도입되기 시작한 1900년대를 기점으로 최근까지의 한국미술사를 상황 중심으로 그 양상과 의식의 변모를 추적해 보는 책이다. 미술의 민주화가 소리 높게 주창되고 있는 오늘날, 무엇보다도 일반적인 엘리트 중심의 미술사가 아닌 한 시대의 전체상을 평준하게 조망함으로써 우리 미술의 전체상을 공정하게 보여준다. 아울러 북한미술에 대한 개괄적인 인식을 위한 글을 책 말미에 포함시켰다.

이 책의 초판은 1979년에 나왔기 때문에 시대적 하한선이 1960년대로 그어지고 있다. 1995년에 나온 개정판은 그 하한을 1980년대 후반까지로 늘리고 초판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수정한 것이다. 개정판이 나온 지 벌써 십 수년이 흘렀다. 2000년대라는 새천년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다시 수정증보판을 내는 것은 개정판에 미처 담지 못했던 1990년대 미술을 첨가하여 2000년대 오늘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의도와, 내용 중 일부를 보완하려는 목적에서다. 이렇게 두 차례에 걸친 증보판이 나오고 그 내용도 부분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은, 현대미술의 기술이 상당 부분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적 인식에 기인한다.
세계적으로 우리 사회만큼 급변하는 곳도 없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6. 25 전쟁, 4. 19 혁명, 5. 16 군사정변, 그리고 민주화사건으로 점철되는 우리의 현대사는 숨가쁜 격동과 질곡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 변화는 미술의 역사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19세기 후반경부터 밀려온 서구 문명에 대한 무차별적 수용과 이에 따른 지배적 구조의 확대가 미술영역에서도 심각한 양상으로 떠올랐다. 전통양식과 외래양식의 길항은 오랫동안 우리 미술구조를 혼돈의 와중으로 몰아간 근원이 되었으며, 여기서 빚어진 전통양식의 폄하와 외래양식의 우월적 인식이 새로운 지배구조에 따른 신식민지 현상을 낳는 심각한 위기상황을 초래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동양화니 서양화니 구별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인식일 뿐이며, 오히려 ‘회화면 그만이다??라는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양식을 따지기 전에 회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그림이 먼저 있고 양식은 뒤따라오는 것이라는 원론적인 측면에서 공감되는 주장이다. 그런가 하면, ??내 그림은 서양화가 아니라 한국화??라고 주장하는 미술가도 있다. 유화 매체로 그렸기 때문에 서양화이고, 그것을 그린 작가를 서양화가라고 지칭하는 통념을 정면에서 반박하고 나온 것이다. 어떤 그림을 그리든 자신은 한국인이기에 자신의 그림도 한국화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매체에 의해 양식을 구획하던 지금까지의 관념을 단번에 벗어나고 있음을 보인다. 이 두 주장은 우리 현대미술의 상황이 엄청나게 변모되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동서양을 떠나서 좋은 회화만 되면 그만이라는 주장은, 지나치게 양식에 얽매인 나머지 회화의 자율성이 그만큼 침해되고 있다는 저의를 내포하고 있다. 관념의 틀 속에 가둠으로써 회화예술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반성은 퍽 긍정적이다. 그러면서도 한편, 회화가 지닌 오랜 역사적 맥락 속에서의 자기위상을 벗어난다는 것은 회화로서의 일정한 귀속감, 회화가 서야 할 마지막 보루는 무엇인가 하는 또 다른 근본적 질문에 부딪히게 한다. ‘내가 그린 그림은 한국화다’라는 주장은 우리 미술이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해 가는 목소리로 들린다. 한 세기에 걸친 우리 근현대미술의 역정을 되돌아보았을 때 이제야말로 우리 미술이 정당한 자기위상을 확보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오광수,「증보판 서문」 중에서.

오광수 (저자)

오광수(吳光洙)는 1938년 부산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학부에서 회화를 수학하고, 196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 당선을 통해 데뷔했다. 『공간』 편집장을 거쳐, 「한국미술대상전」 「동아미술제」 「국전」 등의 심사위원과, 상파울루 비엔날레(1979), 칸 국제회화제(1985), 베니스 비엔날레(1997)의 한국 커미셔너, 광주 비엔날레(2000)의 전시 총감독을 맡은 바 있다. 홍익대, 이화여대, 중앙대 대학원에서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강의했으며, 환기미술관장(1991-1999), 국립현대미술관장(1999-2003)을 역임했다. 저서로 『한국근대미술사상 노트』(1987), 『한국미술의 현장』(1988), 『한국현대미술의 미의식』(1995), 『김환기』(1996), 『이야기 한국현대미술, 한국현대미술 이야기』(1998), 『이중섭』(2000), 『박수근』(2002), 『21인의 한국현대미술가를 찾아서』(2003), 『김기창․박래현』(2003) 등 다수가 있다.

회고와 전망 (수정증보판 서문)

Ⅰ부 도입과 정착기의 미술(1900-1945)
1. 근대의 기점 설정
2. 서양화법의 도입
3. 근대화 과정의 왜곡
4. 한일합방 전후의 동양화단
5. 최초의 서양화가
6. 초창기의 미술교육
7. 「서화협회전」
8. 신조어 ‘미술’과 ‘동양화’
9. 「조선미술전람회」
10. 「선전」 초기의 서양화
11. 초창기의 조각
12. 「선전」 초기의 동양화
13. 1930년대의 서양화단
14. 1930년대의 동양화단
15. 향토적 소재주의
16. 「선전」과 아카데미즘의 정착
17. 인상주의의 토착화
18. 정착기와 지방 화단
19. 후소회와 연진회
20. 신감각의 수용과 전개
21. 추상미술의 수용
22. 전시체제하의 화단

Ⅱ부 변혁기의 미술(1945-1970)
23. 해방 공간의 화단
24. 식민지 잔재의 문제
25. 「국전」의 창설
26. 6.25 동란과 피난지 화단
27. 還都와 미술계의 분쟁
28. 새로운 조형이념의 태동
29. 反國展의 세력화
30. 1950년대의 서양화단
31. 현대미술운동
32. 모더니즘의 계보
33. 「현대작가초대전」
34. 「국전」의 불신과 제도개혁
35. 해외의 한국 미술가들
36. 과도기의 동양화
37. 1950년대 조각의 상황
38. 새로운 재료의 확대와 조각개념의 혁신
39. 개성적인 작업
40. 1950·1960년대 판화의 상황
41. 1960년대 조각의 계보
42. 구상과 추상의 대립
43. 변혁기의 그룹활동

Ⅲ부 오늘의 미술의 단면과 상황(1970-2000)
44. 1970년대의 상황
45. 모노크롬 회화와 그 극복
46. 1970년대 판화
47. 새로운 의식과 기법의 다양화
48. 사경산수의 새로운 인식
49. 1980년대 미술­대립과 다원주의
50. 민중미술 또는 민족미술
51. 포스트 모더니즘의 추세
52. 1980년대 동양화단·수묵화운동과 그 이후
53. 해외의 한국 미술가들
54. 1990년대 미술의 상황

Ⅳ부 북한의 미술
55. 북한 미술의 시대적 변천
56. 북한 미술의 조직과 작가들
57. 조선화의 양식화

왜 현대미술인가(1995년 개정판 서문)
한국현대미술사 연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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