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게 본 중국의 주택

상권은 중국 주거문화의 전반적인 특성, 중국 주거형식의 다양성, 주거문화의 역사적 변천, 주거문화 형성의 배경, 그리고 도시의 구조 등에 대해 상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하권은 중국주택의 형태와 공간구조에 대한 사례연구로서, 북경의 사합원(四合院), 휘주(徽州)의 주택, 황토 고원의 요동(窯洞), 복건성(福建省)의 토루(土樓)에 대해서 그 각각의 형태와 공간구조, 집합의 방식, 구축의 방법,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생활양식 등에 중점을 두어 다룬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도시를 둘러보면, 상당 부분 그 구성원리의 뿌리를 서양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근대 이후 모든 학문, 사고체계, 그리고 정보체계가 모두 서양 중심으로 이루어져 생긴 결과인데, 건축 분야에 있어서 이러한 성향은 특히 눈에 띄게 드러난다. 우리나라는 동양문화권에 속해 있으면서도, 중국이나 인도, 일본 등 해당 문화권의 건축이나 도시구성의 철학 등을 관심의 범주 밖으로 방치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우리의 건축문화는 서구의 건축이 갖는 형태논리에 종속되어 문화적 고유성이 엄청나게 손상되었다. 이러한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서구적인 것보다 동양적인 가치체계가 우리의 건축적 사고를 위한 참고체계로서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 따라서 중국을 위시한 동양의 다양한 문화적 산물이 우리의 새로운 관심의 대상으로 환원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우면서 동시에 당연한 일이며, 이러한 이유에서 이 두 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두 권의 책 『넓게 본 중국의 주택』과 『깊게 본 중국의 주택』은, 동양문화권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 고유의 주거문화를 대상으로 그들의 주거환경에 대한 모든 내용을 폭넓고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 비록 학문적 범주를 ‘건축’에 두고 있지만, 여기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건축 그 자체뿐만 아니라 중국인의 철학, 종교, 사회구조, 일상생활 등을 폭넓게 다루면서 이들과 중국인의 주거공간과의 논리적 연관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중국주택의 공간구조는 둘러쌈의 구성, 중층적(重層的) 구성, 축적(軸的) 구성, 위계적 구성, 기하학과 자연의 공존 등의 특징으로 요약되는데, 여기에는 특히 음양오행사상, 유가사상과 도가사상, 풍수사상 등 중국인 고유의 정신세계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으며, 위계적 질서와 혈연적인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중국 특유의 사회구조 및 가족제도 또한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러한 중국 특유의 정신세계와 그것이 주거환경에 끼친 필연적인 영향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건축 서적인 동시에 중국에 대한 인문·사회 서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중국의 주거문화’라는 큰 타이틀 속에서 상·하로 나눠진 이 두 권의 책은, 그 내용에 있어서 서로 관련이 있으면서도 독립적이다. 필자는 중국 주거문화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 넓은 탐구에서 깊은 탐구로 수렴해 들어가는 방법을 취했는데, 상권인 『넓게 본 중국의 주택』에서는 중국 주거문화의 전반적인 특성에 대해서 정리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 주거형식의 다양성, 주거문화의 역사적 변천, 주거문화 형성의 배경, 그리고 도시의 구조 등에 대해 상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하권인 『깊게 본 중국의 주택』은 중국주택의 형태와 공간구조에 대한 사례연구로서, 중국의 네 지역에 자리하면서 중국의 주거문화를 대표하는 주거형식, 즉 북경의 사합원(四合院), 휘주(徽州)의 주택, 황토 고원의 요동(窯洞), 복건성(福建省)의 토루(土樓)에 대해서 그 각각의 형태와 공간구조, 집합의 방식, 구축의 방법,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생활양식 등에 중점을 두어 다룬다. 따라서 상권인 『넓게 본 중국의 주택』은 중국 주거문화에 관한 포괄적이며 배경적인 내용으로, 하권인 『깊게 본 중국의 주택』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의 주거문화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이 두 권의 책을 내놓는 근본적인 목적은 그것을 통해 우리의 주거환경이 지니는 정체성을 파악하려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의 주거문화에 관련된 독자적인 연구가 지극히 부족했기 때문에 두 문화 사이에 존재하는 독자성과 차별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중국의 주거문화가 우리 주거문화에 끼친 영향에 관해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분명히 직접·간접의 영향을 끼쳤을 것이며, 중국과 우리 주거환경의 특성 사이에서 발견되는 유사성과 차별성을 알아낼 수 있다면, 중국의 주거문화가 우리의 주거문화에 미친 영향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주거문화’ 상·하권의 출간은, 이 책이 우리나라 학자에 의해 씌어진 것이라는 데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 동안 우리 출판계에서 찾을 수 있는 중국건축과 관련한 책은 번역서가 주를 이루었으며, 그 내용 또한 개괄적인 내용을 다룬 서적이 보통이었다. 특히 중국의 주택에 관련한 서적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다. 이 두 권의 책은 중국 주거문화 연구서로서는 최초의 책이지만, 결코 가볍고 적당히 씌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 건축학계의 주거학 분야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필자 손세관 교수는, 이 두 권의 책을 내기 위해 칠 년에 걸친 자료수집과 집필 과정을 거쳤다. 중국에서 출간된 모든 전통주택 관련 서적을 섭렵하고, 서구와 일본에서 출간된 중국주택 관련 자료를 다양하게 참고했다. 이렇게 하여 나오게 된 이 두 권의 책은 중국에서 출간된 주거문화에 대한 어떤 서적보다도 그 내용에 있어서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

충실한 내용의 서술뿐만 아니라, 432컷에 이르는 도면과 도판을 통해, 해당 부분 하나하나에 생생한 시각적 설명을 만족스럽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하는 곳에는 주(註)를 통해 상세한 배경 설명을 했다. 따라서 이 책은 건축학, 주거학 등을 전공하는 학생과 학자들에게는 필수적인 교과서가 되는 동시에, 중국주거, 나아가 중국문화에 관심을 지니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친절하고 상세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또한 중국뿐만 아니라 인류가 만들어낸 주거형식과 주거유형의 다양성에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도 매우 흥미롭고 가치있는 자료로 남을 것이다.

 

손세관 (저자)

손세관(孫世寬)은 1954년 경북 대구에서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 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부터 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일본 규슈 대학교 등을 장기간 방문 연구했고,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 소장과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대학원 시절부터 도시조직과 주거환경의 상호관계 및 동서양 주거문화에 관해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으며, 연구활동과 도시설계를 통해 우리 주거환경의 향상과 방향 전환을 모색해 왔다. 저서로 『도시주거 형성의 역사』 『북경의 주택』 『넓게 본 중국의 주택』 『깊게 본 중국의 주택』 『피렌체』 『베네치아』 『한국 주거의 사회사』(공저) 등이 있다.

책 머리에

1. 서론: 중국 주거문화 연구의 의미와 방법론
1. 중국 주거문화 연구의 의미
2. 중국 주거문화 연구의 내용
3. 중국 주거문화 연구의 동향
4. 중국 주거문화 연구의 방법론
5. 이 책의 구성

2. 중국의 지리, 풍토 및 주택의 다양성
1. 중국의 지리와 풍토
2. 중국주택의 다양성
3. 중국주택의 여러 가지 형식

3. 중국 주거문화의 역사
1. 신석기시대의 주거와 주거지
2. 은(殷)·주(周) 및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의 주거문화
3. 한대(漢代)의 주거문화
4. 삼국(三國)·양진(兩晉)·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및 수(隋)·당대(唐代)의 주거문화
5. 송(宋)·원대(元代)의 주거문화
6. 명(明)·청대(淸代)의 주거문화

4. 중국의 주거문화 형성에 미친 여러 가지 요인들
1. 중국의 전통적 공간개념과 주거공간의 구성
2. 중국의 민간신앙과 주거공간의 구성
3. 중국의 풍수사상과 주거공간의 구성
4. 중국의 가족제도와 주거공간의 구성 

5. 중국의 도시구조
1. 고대 중국에 있어서 도시의 개념과 그 성격
2. 중국 도성의 구성원리
3. 당(唐) 장안(長安)의 도시구성
4. 명·청대 북경의 도시구성

6. 결론: 중국 주거문화의 특징과 주거환경의 구성원리
1. 중국 주거문화의 특징
2. 중국 주거환경의 구성원리


참고문헌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