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도시경관

지난 삼십여 년 간 꾸준히 도시경관에 관심을 갖고 한국의 도시들은 물론 세계의 여러 도시들을 직접 발로 뛰며 답사 연구해 온 저자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로서, 우리나라 도시경관 변천양상에 대해 개괄적으로 서술하고, 도시경관 이론을 체계화해 실제 한국 도시에 적용가능성을 진단하며, 앞으로 한국 도시경관이 나아갈 방향 등을 제시한, '도시경관'에 대한 체계적인 입문서이다.

인간은 본래의 자연경관에 사회·경제·문화·기술적 영향을 주어, 시각적인 요소는 물론이고 그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활동이나 시민생활, 독특한 분위기, 이미지 등 시각적으로 감지되지 않은 영역을 포괄해 ‘도시경관’을 형성해 왔다.

이미 서구나 가까운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살기 좋고 아름답게 도시를 가꾸려는 노력’들이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구체화되어 왔는데, 우리나라도 생활수준의 상승과 더불어 문화적인 풍요로움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고, 빈번해진 국제교류로 도시가 세계화돼 가면서, 도시환경을 가꾸기 위한 시도가 점증하고 있다.

도시경관은, 행정부서로 따진다면 건축·토목·도시계획·재개발·주택·문화재·도로·교통·공원·녹지·위생·소방 등 아니 걸리는 데가 없는 ‘관계의 예술’이다. 이렇게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성격을 가진 탓에 도시경관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지만, 그 학문적 연구와 성과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출간된 이 책 『한국의 도시경관』은, 지난 삼십여 년 간 꾸준히 도시경관에 관심을 갖고 한국의 도시들은 물론 세계의 여러 도시들을 직접 발로 뛰며 답사 연구해 온 저자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로서, 우리나라 도시경관 변천양상에 대해 개괄적으로 서술하고, 도시경관 이론을 체계화해 실제 한국 도시에 적용가능성을 진단하며, 앞으로 한국 도시경관이 나아갈 방향 등을 제시한, ‘도시경관’에 대한 체계적인 입문서라는 데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한국 도시경관의 변천」은 조선 중기 이후, 주로 서울을 중심으로 도시경관의 변천양상에 대해 기술한 것이다. 당시 사람들이 갖고 있던 유토피아적 사고에 대한 고찰로부터 시작해, 조선 개국 이후 오백여 년 간 우리나라 특유의 원형경관(原形景觀)으로 남아 있던 도시의 모습은 어떠했으며, 19세기말 개항과 일제시대 식민통치를 거치며 어떻게 변형 왜곡되었는지, 해방 후 급격하게 진행된 산업화와 서구문물의 도입이 도시경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면서 우리 도시 모습의 정체성을 밝혀냈다.

2장 「한국 도시의 이미지와 장소성」은 도시경관을 보는 틀을 체계화하고, 그러한 틀을 바탕으로 한국의 도시들을 해석한 다음, 지속가능하며 한국적 정체성을 띤 도시경관 개발 방향을 제시한다. 그 사례연구로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이자 역사도시인 경주와 전주를 대상으로, 그리고 영국의 요크시 등 외국 도시에 적용했던 다른 연구사례를 비교하면서, 체계화한 이론을 설문조사와 분석을 통해 두 도시에 실제로 적용하여, 각 도시의 경관적 특징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경관계획 수립의 방안을 제안한다.

3장 「한국 도시경관을 보는 패러다임 찾기」는 우리나라의 도시경관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지, 나아가 어떻게 가꾸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저자는 우리 고유의 의식과 문화를 담은 도시경관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에 대해 몰두해 왔는데, 그 실마리를 우리 전통사상의 음양적 사고체제, 우리의 옛 건축과 배치에서 보이는 ‘상보적 이원성’ ‘이원적 일원성’등에서 찾고 있다. 겉으로 보아 직접 관련이 없는 듯 보이는 이러한 주제들이, ‘채와 마당’이 쌍을 이루며 상호 보완하는 옛 건축구조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 오늘날 우리 도시경관의 특징인 ‘큰길과 뒷길’ ‘길과 광장’ 등의 이원적 구조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했다.

우리의 도시는, 일제의 식민통치를 겪으며 읍성이 파괴되고 도시 상징축이 훼손되는 등 고유의 원형경관이 상당 부분 왜곡되었다. 해방 후에는 혼란한 정치상황과 맞물린 졸속 개발과 양적 성장에 치중하여, 내실있는 발전을 꾀하지 못한 채 현재와 같은 무국적의 모습을 띠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하에 2000년 개정 발표된 새로운 도시계획법은, 각 지방자치제마다 ‘경관지구’를 신설해 각 지역의 실정에 맞게 경관지구를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처음 도시계획을 세울 때부터 도시경관의 측면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듯 서구의 것에 대한 무조건적 모방이나 양적 성장이 아닌, 우리 스스로의 도시 모습을 찾기 위한 관심과 움직임이 증폭되고 있는 지금, 이 책은 건축과 환경, 그리고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의 모습을 가꾸는 데 하나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특히 건축, 조경 분야의 학생들과 관련 연구자 및 종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며, 저자의 쉽게 풀어 쓴 글들은 도시경관에 대해 알고자 하는 일반인들도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이규목 (저자)

1942년 평택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및 동대학 환경대학원 조경학과를 졸업했다. 영국 셰필드대학 건축학부 석사, 서울대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서울시립대학교 초대 도시과학대학장을 거쳐 현재 건축도시조경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조경학회 회장, 서울시 도시경관 심의위원, 서울시 건축 심의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각종 도시경관계획에 참여하고 있다. 지은책으로 <도시와 상징>, 옮긴책으로 <주거형태와 문화> 등이 있다.

저자/역자의 다른 책들

책 머리에
A Summary

제1장 한국 도시경관의 변천
1. 한국의 유토피아
유토피아의 의미
한국 유토피아의 발상과 기원
길지사상과 십승지지
무릉도원사상과 청학동
미륵정토사상
한국의 유토피아들
한국의 유토피아가 보여주는 것

2. 조선 후기 서울의 도시경관―그 원형과 변형
과거의 도시경관 들여다보기
원형경관의 형성
원형경관의 특성
원형경관의 변화
새로운 한국적 도시경관의 싹

3. 일제시대의 왜곡된 도시경관
왜곡의 요인과 그에 따른 도시의 변화
도시경관의 왜곡 현상
일제 잔재를 탈피하기 위하여

4. 해방 후 반세기 서울의 경관
오늘날의 도시경관 들여다보기
해방 후 사회문화적 상황과 그에 따른 도시의 변화
도시경관의 변천과 그 요인
한국 도시경관의 한국성 찾기―정체성과 보편성

제2장 한국 도시의 이미지와 장소성
1. 도시경관을 보는 틀
도시를 본다는 것
도시경관 이해의 기초
도시경관을 보는 네 가지 틀
우리 도시경관을 들여다보는 틀 찾기

2. 두 도시 이야기―경주와 전주
두 도시 들여다보기
두 도시경관의 역사적 변천
설문 분석으로 본 두 도시의 이미지와 장소성
두 도시의 경관 특성

3. 이미지 창출과 장소 만들기로 본 우리 도시경관 가꾸기
도시경관 가꾸기
이미지 창출과 장소 만들기
우리 도시경관 가꾸기를 위한 몇 가지 제언

제3장 한국 도시경관을 보는 패러다임 찾기
1. 우리 건축과 배치에 보이는 상보적 이원성
우리 건축 들여다보기
서양건축의 본질은 매스이고 한국건축의 본질은 공간인가
서양과 동양의 이원론의 차이
상보적 이원론으로 본 우리 건축과 마을 구성
상보적 이원성의 현대적 의미

2. 우리 도시경관의 이원성 찾기―일곱 개의 듀엣
도시의 양면성과 이원성
지방문화와 중앙문화
길과 광장
큰길과 뒷길
상업적인 것과 전통적인 것
근대적인 것과 전근대적인 것
모방과 창조
외래 이식문화와 국내 고유문화
우리 도시경관의 이원성

3. 기철학과 우리 도시경관
서양의 접근태도에 대한 방법론적 회의
총체적 접근과 동양학의 가능성
만물의 근원은 기이다
티끌 속에도 우주가 있다
기철학으로 본 우리 도시경관―이원적 일원성

4. 21세기 우리 도시경관의 패러다임
변화 진단의 기초
21세기의 화두―두 개의 패러다임
온고창신 패러다임
관계론적 패러다임
패러다임의 실천적 과제수록문 출처

인용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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