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의 미술사

  • 이상적인 형태에 대한 연구
  • The Nude: A Study in Ideal Form
  • 케네스 클라크 이재호
  • A5 반양장 2002년 5월 10일 528면 25,000원 컬러 흑백 298컷 89-301-2030-X
  • 예술일반, 열화당 미술책방
    • 2001년 4/4분기 이 달의 청소년 도서

이 책은 조각사와 회화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누드’에 관한 몇 안 되는 개설서이자 이론서 중 하나이다. 인간은 왜 벌거벗은 인체를 그리고 조각했는가. 그리고 조각사와 회화사에서 누드는 어떤 변화를 겪어 왔으며, 예술사의 거장들은 왜 그토록 그들의 위대한 작품들의 주제로 누드를 활용했는가.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대중에게 친숙한 저술능력을 겸비한 미술사가 케네스 클라크는, 이 책에서 명쾌하고도 흥미롭게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영어에서는 ‘누드(nude)’와 ‘알몸(naked)’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즉 알몸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옷을 벗어버리는 것으로, 그런 상태에서 느끼는 약간의 당혹감을 함축하고 있으나, 누드는 움츠리고 무방비한 신체가 아닌, 균형잡히고 건강하며 자신만만한 육체, 즉 재구성된 육체를 의미한다.
미술사의 중요한 시기마다 누드는 가장 위대한 작품들에 영감을 주며 주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누드가 더 이상 지배적인 주제가 되지 못했던 시기에도 아카데믹한 기법이나 연습을 숙달하는 실례로서 그 지위를 지켜 왔으며, 현재에도 고전예술과 현대예술을 잇는 주요한 끈으로 남아 있다.

인간은 왜 벌거벗은 인체를 그리고 조각했을까. 조각사와 회화사에서 누드는 어떤 변화를 겪어 왔으며, 예술사의 거장들은 왜 그토록 그들의 위대한 작품들의 주제로 누드를 활용했는가.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대중에게 친숙한 저술능력을 겸비한 미술사가로 유명한 케네스 클라크(Kenneth Clark)는, 이 책 『누드의 미술사(The Nude)』에서 명쾌하고도 흥미롭게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케네스 클라크는 누드란 주제를 헤쳐 나가기 위해 「알몸과 누드」 「아폴론」 「비너스 I」 「비너스 II」 「힘」 「파토스」 「도취」 「또 하나의 관례」 「누드 자체가 목적인 누드」, 이렇게 아홉 편의 소주제들을 설정하여 서술하고 있다. 이들은 인간의 체험을 생생하게 환기시키는 누드의 주제들로서, 우리는 이것들이 훌륭하게 구현된 작품을 통해 누드가 보편적이며 영원한 가치를 지닌 표현수단임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누드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시대를 풍미했던 미술사조의 특징까지 포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렇듯 ‘누드’는, 이를 정밀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적어도 회화와 조각 분야의 미술사 전체를 훑어야 할 만큼 중요한 주제로 자리매김해 왔다는 것을 말해 준다.

1장 「알몸과 누드」에서는 기원전 5세기, ‘누드’라는 예술의 한 형식을 창안했던 고대 그리스의 미술과, ‘비트루비우스의 인간’이라는 이상적이고 완벽한 육체의 비례를 탐구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체자리아노, 뒤러 등을 다루면서, 누드라는 형식이 미술사에 최초로 나타나게 된 연원과 배경을 개괄적으로 풀어낸다.

2장 「아폴론」에서는 ‘완벽한 형태’라는 이상(理想)을 근본으로 하고 있는 고대 그리스 예술에서 아폴론상들의 아름다움이 조형적으로 어떻게 변모하게 되었는지를 〈쿠로스〉 〈크리티오스의 청년〉 〈피옴비노의 아폴론〉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기념비적인 고대 작품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서, 훗날 그것이 미켈란젤로나 도나텔로의 ‘아담’이나 ‘다비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면서 어떤 과정으로 전신(轉身)되는가를 흥미롭게 추적하고 있다.

이상적이고 관능적인 여성 누드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감정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상징은 ‘비너스’로 정형화해 왔다. 3, 4장 「비너스 I」 「비너스 II」에서는 이렇듯 고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여성 누드 작품들에 나타난 섬세하면서도 혁명적인 변화를 각 작품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그 특징과 아름다움들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한편, 세기를 거치며 수차례에 걸쳐 나타나는 ‘세 미의 여신’의 서로 다른 형태들을 비교해 보거나, 도발적인 에로티시즘을 공공연한 예술로 자리매김한 앵그르 작품의 의미와 역사를 읽어 나가는 것도, 과거의 미술을 새롭게 알아 가는 즐거움이다.

‘힘’은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영속적인 형태로 표현하고자 한 주제이자 생명력의 원천이다. 5장 「힘」에서는 남성 누드의 상징인 힘을 다룬 누드들이 어떠한 구도와 기법을 통해 표현되어 왔는지를 개괄하고 있으며, 이어지는 6장 「파토스」에서는, ‘힘의 누드’에서는 의기양양하고 아름다웠던 육체가 좌절과 패배에 의해서 고통당하는 비극성과 운명에 대해 그리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라오콘〉이나 〈피에타〉와 같은 작품들에서 보이는 신화적 주제의 비극성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인간에 대한 신의 노여움, 즉 신적인 것의 승리를 표현해 왔으나, 고통의 원인을 인간 내부에서 찾는 거장 로댕의 출현과 함께 한 시기의 종말을 맞게 된다.

한편 인간성의 비합리적 요소를 보여주는, 즉 의지는 소멸하고 육체는 그 무게나 존엄 대신 충동과 관능에 의해 움직이는, 그런 누드의 영역이 있는데, 바로 7장 「도취」에서는 고대 디오니소스부터 미켈란젤로에 이르는, 대지의 인력(引力)에서 해방되려는 도취의 누드들을 이야기한다.

8장 「또 하나의 관례」는, 중세 기독교 도상학의 필요에 의해 나타난 벌거벗은 인체들, 즉 고딕 예술가들이 발전시켰던 누드의 형태를 다룬 장이다. 중세에는, 육체를 더 이상 신의 완벽성을 반영하는 거울이 아닌 굴욕과 수치의 대상으로 여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형식을 이루는 누드 양식은 중세예술에 면면히 흐름을 이루며 나타난다.

저자는 위의 여덟 편의 글을 통해 인간의 유일 이념이나 감정을 전달하려는 욕구가 누드에 어떤 형체들을 주어 왔는지 밝히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9장 「누드 그 자체가 목적인 누드」에서는 독립된 조형적 구조의 원천으로서의 누드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다. 누드 그 자체에 가치있는 형태가 주어질 수 있다는 믿음은 고대로부터 이어져 왔으며, 마티스, 피카소, 헨리 무어와 같은 현대미술의 거장들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한 작품들을 통해 그 영역을 개척한다.

이 책 『누드의 미술사』는 조각사와 회화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누드’에 관한 몇 안 되는 개설서이자 이론서 중 하나이다. 미술사에서 누드가 차지하는 지위에 비해 그에 관한 책이 드문 실정은 이 주제가 극히 다루기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간된 『누드의 미술사』는 인류사에서 가장 심오한 욕망과 관심사를 깊이있는 철학으로 다루면서도 대중들이 가까이하기 쉽도록 흥미롭게 저술되었다는 찬사를 끊임없이 받아, 이 분야의 고전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해 왔다.

520여 페이지의 이 책에는 300컷에 달하는 도판이 거의 매 페이지마다 실려 있는데, 이는 텍스트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더불어 독자들에게 누드의 역사를 읽으며 그와 연관된 거장들의 뛰어난 작품들을 음미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케네스 클라크 (저자)

영국 런던 출생으로 윈체스터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했다. 서른 살에 런던 내셔널 갤러리 관장에 임명되었고, 옥스퍼드 대학에서 미술교수를 역임했으며, 예술협의회 회장을 지낸 바 있다. 지은 책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회화감상입문>, <명화란 무엇인가>, <예술과 문명>, <피에르 델라 프란체스카> 등이 있다.

이재호 (역자)

저자/역자의 다른 책들

서문

1. 알몸과 누드
2. 아폴론
3. 비너스 l
4. 비너스 ll
5. 힘
6. 파토스
7. 도취
8. 또 하나의 관례
9. 누드 자체가 목적인 누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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