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 폭풍의 화가
  • 서종택
  • B6 특수양장 2000년 4월 20일 176면 10,000원 컬러 흑백 88컷 89-301-2212-4
  • 예술일반, 열화당 미술문고

제주의 바다와 바람과 말을 그리는, 제주 출생의 원로작가 변시지(邊時志, 1926- )의 작가론으로, 그의 생애와 예술세계가 연대기적으로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의 그림처럼 예술과 풍토, 지역성과 세계성, 동양과 서양이 함께 만나는 희귀하고도 소중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결론 짓고 있다.

열화당 미술문고로 출간된『변시지』는 ‘예술과 대중과의 거리 좁히기’를 지향해 온 열화당 미술문고의 기획저작이다. 이미 발간된 툴루즈-로트렉, 뭉크, 김환기, 이쾌대, 장욱진에 이은 작가론 시리즈로서, 국내외의 저명작가들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쉽게 풀어쓰고 친근하게 그들의 예술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한 이 문고는, 최근 ‘폭풍의 화가’ 변시지의 생애와 작품을 연대기적으로 다루고 있다.

변시지(邊時志, 1926- )는 제주 출생의 금년 75세의 원로작가로서, 주로 제주의 바다와 바람과 말을 그린다. 한 마리의 바닷새와 돌담의 까마귀와 쓰러져 가는 초가와 소나무 한 그루와 마침내 이 모든 것들을 휘몰아치는 바람의 소용돌이―그의 이러한 풍경 속에는 어김없이 구부정한 한 사내가 바람을 마주하고 서 있는데, 이러한 변시지 회화의 기본구도 속에는 형언할 수 없는 비애와 고독감이 고즈넉하게 녹아 있다. 화면 전체가 장판지색 혹은 건삽(乾澁)한 황토빛으로 처리되어 있고, 풍경과 인물은 먹선의 고졸(古拙)한 맛과 역동성이 함께 어울려 장대한 대자연의 율동으로 형상화된다. 제주에서 출생하여 어려서 일본으로 건너가 미술수업, 23세 때 일본의 「광풍회전(光風會展)」 최고상을 수상하여 화제를 모았던 그는 귀국하여 서라벌예대 교수를 역임하며 극사실의 비원파(秘苑派) 시절을 거쳐 마침내 제주로 돌아간다. 실로 40여 년 만의 귀향이었고, 〈폭풍의 바다〉 연작들은 자기검증의 결실이었다. 저자 서종택 교수는 이 책에서 “어설픈 서구 추수의 모더니즘 속에서 자기 예술의 정체성을 찾는 일의 어려움을 제주-오사카-동경-서울-제주로 이어지는 작가의 고향회귀의 과정이 잘 말해 준다. 변시지 예술의 구도자적 순례는 대지와 바람의 뒤섞임 속에서 마침내 황토빛으로 열렸으며 그것은 이제 그의 사상이 되었다. 그는 자연 속에서의 인간의 실존적 위상을 바라보는 우주적 연민, 달관과 체관의 어떤 높은 경지에 와 있는 듯하다. 그의 그림처럼 예술과 풍토, 지역성과 세계성, 동양과 서양이 함께 만나는 희귀하고도 소중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결론 짓고 있다.

변시지의 그림은 얼핏 보기에 제주의 풍물이 시적으로 처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갈매기와 바닷새와 쓰러져 가는 초가, 바람 혹은 태양을 마주하고 망연히 서 있는 사내― 이 소재들은 그러나 인간 존재의 근원적 상황을 드러내기 위한 부수적인 소도구일 뿐 제주풍경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풍물시(風物詩)가 아니다. 풍경으로 처리된 변시지의 인물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우수이고 그 표현의 저돌성은 모두 아름답고 개성적이다.

 

서종택 (저자)

서종택(徐宗澤)은 전남 강진 출생으로, 고려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홍익대, 고려대에서 한국 현대문학, 소설 창작론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고려대 명예교수로 있다. 『갈등의 힘』 『원무』 『풍경과 시간』 『백치의 여름』 『선주하 평전』 『외출』 등의 창작집과 『한국 근대소설과 사회갈등』 『한국 현대소설사론』 등의 저서가 있다.

 

책 머리에

1. ‘제3파르테논’ 시절
2. ‘광풍회’의 회오리
3. 한국미의 원형을 찾아
4. 황토빛 사상
5. 폭풍의 바다

예술과 풍토 – 변시지
변시지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