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로 본 한국 영화사 1

예술영화의 극장 상영과 '영화 읽기'를 통해 영화서적 출간 붐을 일구어낸 신세대 관객의 등장은, 정부의 정책적 육성, 싱예 감독들의 운집, 대규모 자본의 투입으로 말해지는 '충무로'의 변화와 함께, 한국 영상문화와 영상산업의 새로운 지평에 대해 기대를 키우게 한다. 장밋빛 미래를 그려보는 오늘, 이 책은 포스터, 스틸, 영화잡지, 입장권 등 영화 관련 자료를 표지판 삼아 그 시원부터 지금까지 한국영화의 어제를 훑어보도록 한다. 1, 2권에 수록된 총 500여 컷의 도판은 한국 최대의 영화자료 수집가인 저자가 평생에 걸쳐 모은 것이다.

연쇄극에서 시작하여 무성, 발성, 색채 영화로 변화, 발전해 온 한국 영화의 기원과 발전과정 등을 자료 중심으로 정리했다. 여기서는 최근 들어 부쩍 논쟁이 되고 있는 한국 영화의 발생, 형성 시점 등에 대한 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하면서 하나의 일관된 ‘입장’을 내세우기보다는, 당대의 시대풍경과 영화동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복원함으로써 그런 흐름과는 다른 접근을 꾀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는 감독, 배우, 포스터, 스틸 사진, 광고, 그리고 각 영화에 얽힌 뒷이야기 등, 우리 영화가 걸어온 길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일차자료들이 망라되어 있다.

이 책의 시기 구분은 일반적으로 역사학이나 사회학에서 사용하는 구분법을 따르고 있는데, 예컨대 일제식민지 시기, 광복 시대, 육이오 전쟁기, 1960년대, 유신의 시대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의 1권은 한국 영화의 탄생에서 육이오 전쟁 직후까지의 시기를 대상으로 한 기록이며, 2권은 성장과 그 만개의 시기인 6,70년대를 거쳐 90년대에 이르는 한국 영화, 그리고 영화 현실에 대한 기록이다.

시대상의 시각적, 종합적 반영인 영화를 통해 흘러간 세월의 흔적을 촘촘히 되새겨볼 수 있고, 또 각 시대에 맞는 내용과 형식의 창조, 그것들 간의 경쟁을 통해, 적극적, 소극적으로 시대에 반응하고 대처하는 영화 자체의 논리와 미학을 보여준다. 또한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그것이 영화 속에 개입되고 반영되면서 각 시대가 독특한 자기 모습을 지니고 드러남을 보여준다. 또 인용되는 자료들은 당대 관객들의 생활감정과 정서, 절망과 바람, 그리고 그것들을 어떤 영화 속에서 발견하고 또 해소하고 있는가를 일러 준다.

이 자료들을 모으고 거기에 질서를 부여하는 과정은 한편으로는 영화 연구가인 저자의 삶 자체를 가장 정직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저자의 분신을 창조하는 과정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백여 년에 이르는 한국 영화의 걸어온 궤적이 선명해지고 또 그것들에 질서와 체계가 부여되어, 이후의 영화사 서술에 튼튼한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종화 (저자)

1942년 경북 안동 출신으로 서라벌 예술대학을 나와 영화사, 극장, 출판사, 영화전문 잡지사, 기획이벤트 등에서 일을 해왔고, 1988년부터 1989년까지 영화전문지 월간 <시네마>를 발행하기도 했다. EBS TV ‘한국영화 특선’의 자문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영상연구원 영화사연구팀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각종 매체에서 ‘움직이는 영화박물관’으로 정평받으며, 소장한 기록과 자료 등을 여러 차례 제공했다. 국내에서 영화에 관련된 자료를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어 각종 포스터 전시회를 50회 걸쳐 열기도 했다. 엮은 책으로 <한국의 영화포스터> 시리즈 및 <외국영화포스터>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자료로 본 한국영화사>1.2권 및 <영화동네 사람들>등이 있다.

저자/역자의 다른 책들

머리말
1. 활동사진극 시대
2. 무성영화 시대
3. 발성영화 시대
4. 일제식민지 말기
5. 광복 시대
6. 육이오 전쟁기
(이상 1권)
7. 한국영화의 성장기
8. 1960년대의 영화계
9. 고도성장과 유신의 시대
10. 세계와 교류하는 한국영화
11. 에필로그
(이상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