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봉선

  • Moon Bong-Sun Ink Paintings 1998-2010
  • 문봉선 손철주
  • B4 변형 양장 2010년 4월 1일 148면 40,000원 원색작품 60컷 978-89-301-0375-6
  • 예술일반, 미술 작품집

문봉선 작품집. 1998년부터 2010년까지 그린 ‘유수(流水)’ ‘대지(大地)’ ‘무(霧)’ 이렇게 세 연작 중에서 엄선된 60점을 엮은 것으로, 책머리에는 미술 칼럼니스트 손철주가 그의 작품세계에 관해 심도있게 논의한 서문 「캐지 못할 것을 갖다 바쳐라」가, 말미에는 작가 문봉선의 글 「먹이 사람을 간다」가 실려 있다.

화면을 감각적으로 구성하는 데 능란한 수완을 자랑하는 문봉선은, ‘대지’ 연작에서는 짙은 먹의 쓰임이 수평구도를 이루며 여백과 겨루는 강한 대비 효과를, ‘무’ 연작에서는 옅은 먹의 자취가 여백과 맞잡는 동화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가로 너른 들판이 짙은 어둠에 파묻혀 있다. 멀리서 보면 암흑천지다. 가까이 다가가야 어둠의 속살이 겨우 드러난다. 그 살결은 층차(層次)가 미묘해서 만져 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데, 음미할수록 뉘앙스가 다채롭다. ‘대지’의 어둠은 내가 보건대 어두움이 아니라 검검희여한 것이다. 그 속에 꼬불꼬불한 길이 나 있고 우거진 잡풀이 몸을 비빈다. 컴컴하되 희부윰한 먹색….” – 손철주

우리 시대 한국화의 현대적 변용을 모색하다
문봉선(Moon Bong-sun, 1961- )은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우리 시대의 한국화는 과연 어떠한 내용과 형식을 갖추어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한국화의 현대적 변용’이라 일컬어지는 일련의 작업을 선보여 왔다. 그는 한반도의 남단에 자리한 제주도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한라산, 옹기종기 솟은 오름들, 검디검은 솔 숲, 현무암 돌담과 삼나무 방풍림 등 그곳의 환경들은 문봉선 그림의 진정한 원천이 되어 주었으며, 그가 즐겨 사용하는 흑백의 강한 대비, 삼원색, 검은 먹빛, 수평 구도 역시 고향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한 요소들이다.
열다섯번째 개인전을 즈음하여 선보이는 이 작품집은, 1998년부터 2010년까지 그린 ‘유수(流水)’ ‘대지(大地)’ ‘무(霧)’ 이렇게 세 연작 중에서 엄선된 60점을 엮은 것으로, 책머리에는 미술 칼럼니스트 손철주가 그의 작품세계에 관해 심도있게 논의한 서문 「캐지 못할 것을 갖다 바쳐라」가, 말미에는 작가 문봉선의 글 「먹이 사람을 간다」가 실려 있다.
언뜻 기하학적이고 서정적인 추상화처럼 보이는 이 작품들은, 앞서 선보인 ‘북한산’ ‘지리산’ ‘설악산’ ‘금강산’ 연작들과 마찬가지로 실제 풍경을 기반으로 그려진 것들이다. 화면을 감각적으로 구성하는 데 능란한 수완을 자랑하는 문봉선은, ‘대지’ 연작에서는 짙은 먹의 쓰임이 수평구도를 이루며 여백과 겨루는 강한 대비 효과를, ‘무’ 연작에서는 옅은 먹의 자취가 여백과 맞잡는 동화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강가의 버드나무를 소재로 한 ‘유수’ 연작은 몇 가닥의 묵선과 담묵을 이용하여 극도의 절제미와 단순미를 화면 밖으로 표출한 것으로, 선조(線條)의 간드러짐과 구성의 애틋함이 눈에 띈다.

“그는 한지에 짙지도 옅지도 않은 먹을 거듭해서 쌓아 올린다. 그의 적묵(積墨)은 흥건한 짙음과 다르다. 먹 가루 하나하나가 까탈을 부리며 충돌한다. 그 바람에 질감이 까슬까슬하면서 보슬보슬하게 살아나는 이질적 감흥이 한 화면에 공존한다. 한 번의 낙필(落筆)로 바림질하는 발묵(潑墨)이나, 농(濃)으로 담(淡)을, 담으로 농을 깨뜨리는 파묵(破墨)이 따를 수 없는 효과다.” – 손철주

검검희여하고 희여검검한 먹빛의 신비로움
문봉선 그림의 진정한 힘은 먹을 어떻게 쓰느냐에서 비롯하는데, ‘유수’나 ‘무’ 연작에서 볼 수 있는 연하디연한 먹빛은 청신함과 청량감으로 다가오고, 흑백의 대비가 뚜렷한 ‘대지’ 연작에서 볼 수 있는 짙은 먹빛은 세련된 미감을 자아낸다. 그의 작품들에는 하나같이 덜어내고 비우고 덜 칠하고 덜 붙이는 절제, 그 최소주의로 마감된 현대적 아름다움이 돋보이며, 적어도 아쉽지 않은 맛, 적기 때문에 만족할 수 있는 멋이 담겨 있다.
한국화의 이상적인 현대화를 끊임없이 모색하고 추구하는 문봉선, 그의 작품들은 현실에서 출발했으면서도 현실이 아닌 세계를 지향하고, 자연에서 시작했지만 종내 자연을 탈각해 버리는, 어쩌면 동양의 모든 예술가들이 끝내 도달하고자 했던 이상적인 경지를 향한 길목에 우뚝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리하여 자연을 벗어나고자 할 때 참다운 자연의 실존을 꿰뚫을 수 있으며, 더불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닌 어떤 절대적인 경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문봉선의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

문봉선 (저자)

1961년 제주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중국 남경예술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열다섯 차례의 개인전을 국내외에서 가졌고, 「진경(眞景)―그 새로운 제안」(2003),「북경 국제아트페어」(2006),「신(新) 오감도」(2009), 「아르코 아트페어」(2010) 등을 비롯한 여러 단체전에 참가했다. 1986년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1987년 중앙미술대전 대상과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2002년 선미술상을 수상했다. 저서 및 화집으로는 『북한산』(학고재, 1994), 『설악산』(학고재, 1996), 『새로 그린 매·난·국·죽』(학고재, 2006), 『문봉선』(열화당, 2010) 등이 있다.

손철주 (글쓴이)

캐지 못할 것을 갖다 바쳐라 – 손철주

An Introduction
The Beauty of Moderation Attained through Emptying and Reducing

作品 Works
流水 Flowing Water
大地 The Earth
雲霧 Fog

먹이 사람을 간다 – 문봉선

작품 목록 List of Works
작가 약력 Biography of the Art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