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명심

열화당 사진문고 시리즈. 사진가 육명심의 엄선된 작품들과 함께 간결한 사진설명, 밀도있는 작가론과 연보가 알차게 담겨 있다. 사진을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의 모습을 다양한 형상의 얼굴로 포착한 그의 사진은 인간의 본질, 근원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육명심은 1960년대에 주를 이루던 리얼리즘 경향에서 벗어난 ‘인상’ 연작을 시작으로, 1970년대부터 ‘예술가’ 연작을 꾸준히 선보였다. 인간에 대한 성찰로 시작한 그의 작품은, 결국 세월에 비례하여 깊어지는 고된 삶과 그것을 묵묵히 견디는 생명, 나아가 삶과 죽음에 관한 구도(求道)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국내외 뛰어난 사진가들의 엄선된 작품들과 함께 실린 간결한 사진설명, 밀도있는 작가론과 연보가 알차게 담긴 ‘열화당 사진문고’는, 한국사진가 두 명과 중국사진가 두 명을 새로이 선보이며 서른네 권째 시리즈를 이어 간다. 김기찬(金基贊, 1938-2005)과 육명심(陸明心, 1932- )의 사진에는 소멸의 흔적이 있다. 1960년대의 한국은 전쟁의 상흔이 미처 지워지지 못한 가운데 군부에 의해 강압적인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경제적 성장을 향한 목표가 뚜렷한 만큼 부작용도 확연했다. 전통과 함께 인간성이 급속히 파괴되는 과정을, 김기찬과 육명심은 나름의 방식으로 기록했다. 김기찬은 현상에 집중했다. 도시 구석으로 밀려난 서민들의 고단하지만 푸근한 삶을 렌즈에 담았다. 육명심은 본질을 탐구했다.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의 모습을 다양한 형상의 얼굴로 포착한 그의 사진은 인간의 본질, 근원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한국의 얼굴을 담은 ‘백민’ ‘장승’ ‘검은 모살뜸’ ― 육명심
산업화와 서구화가 거침없이 진행되면서, 급격히 사라지는 한국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곳곳에서 목소리를 냈다. 무엇보다 특유의 기록성을 갖는 사진은 초조하게 전통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 없는 사진작업들은 ‘한국적인 것’이 단지 소재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인상에서 시작한 육명심의 작업은 한국의 혼을 담아 확장됐다. 육명심은 인간에 집중하여, ‘페르소나’를 벗긴 자연적 존재로서의 맨얼굴을 담아내고자 했다. 아무 벼슬이 없는 백성을 뜻하는 그의 연작 ‘백민(白民)’에서, 육명심은 사진적 기교를 쓰지 않은 소박한 방법으로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민초들의 내면을 담아냈다. 고된 삶의 여정과 애환이 묻어나는 표정에서 그 무게를 감당해 온 이의 은근과 끈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백민’을 찾아다닌 우리 땅 순례의 길에서 마주한 ‘장승’은, 땅과 함께 비바람을 견디며 곰삭은 그대로 백민의 얼굴을 간직하고 있었다. 작품에는 그것을 작업한 이의 면면이 투영된다. 장승에서 그것을 깎은 백민을 볼 수 있고, ‘백민’과 ‘장승’에는 한국적인 것을 찾아 그 넋까지 담고자 했던 육명심의 예술혼이 나타난다.
제주도의 검은 모래 해변에서 찜질하는 이들을 담은 ‘검은 모살뜸’은 이 땅을 살아가는 기층민의 삶을 다룬, 그의 삼부작의 마무리 작업이다. ‘검은 모살뜸’의 인물들은 삶의 고통을 피하지 않고 온 몸으로 끌어안으면서 이겨낸다. 주름과 땀 그리고 모래가 엉긴 사진에서 모래에 묻힌 이들의 표정과 거기에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의 합일을 읽을 수 있다.
육명심은 한국사진계의 이른바 ‘칠십년대 세 교수’ 중 한 사람으로 사진사를 연구하며 삼십여 년간 후학을 길러낸 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1960년대에 주를 이루던 리얼리즘 경향에서 벗어난 ‘인상’ 연작을 시작으로, 1970년대부터 ‘예술가’ 연작을 꾸준히 선보였다. 인간에 대한 성찰로 시작한 그의 작품은, 결국 세월에 비례하여 깊어지는 고된 삶과 그것을 묵묵히 견디는 생명, 나아가 삶과 죽음에 관한 구도(求道)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육명심 (저자)

육명심(陸明心)은 1932년 충남 대전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영문학과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1972년부터 서라벌예술대학 사진과에서 세계사진사를 강의했고, 신구전문대학을 거쳐, 1999년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교수로 정년퇴임했다. 인간의 본질 또는 근원을 향한 물음을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통해 표현해 온 사진가로, 1960년대 후반에 초기 사진인 ‘인상’ 연작,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예술가의 초상’ 연작, 1970년대 ‘백민(白民)’ 연작, 1980년대 ‘검은 모살뜸’ ‘장승’ 연작 등의 사진작업을 이어 왔다. 그의 사진은 우리 고유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제시하고, 나아가 삶과 죽음에 관한 깨달음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사진이론서로 『한국현대미술사: 사진』(1978), 『세계사진가론』(1987)이, 사진집으로 『검은 모살뜸』(1997), 『문인의 초상』(2007), 『장승』(2008), 『백민』(2011), 『육명심』(2011), 『영상사진: 1966-1978』(2012),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2014)이, 에세이집으로 『사진으로부터의 자유』(2005), 『이것은 사진이다』(2012) 등이 있다.

저자/역자의 다른 책들

윤세영 (작가론)

윤세영(尹世鈴, 1956-)은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월간 『사진예술』 편집장으로 있다. 수필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 『때론 길을 잃어도 좋다』(2006), 『한국의 사진가 14』(2009)가 있다. 『육명심』 『김녕만』의 작가론을 썼다.

저자/역자의 다른 책들

육명심 (사진설명)

육명심(陸明心)은 1932년 충남 대전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영문학과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1972년부터 서라벌예술대학 사진과에서 세계사진사를 강의했고, 신구전문대학을 거쳐, 1999년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교수로 정년퇴임했다. 인간의 본질 또는 근원을 향한 물음을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통해 표현해 온 사진가로, 1960년대 후반에 초기 사진인 ‘인상’ 연작,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예술가의 초상’ 연작, 1970년대 ‘백민(白民)’ 연작, 1980년대 ‘검은 모살뜸’ ‘장승’ 연작 등의 사진작업을 이어 왔다. 그의 사진은 우리 고유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제시하고, 나아가 삶과 죽음에 관한 깨달음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사진이론서로 『한국현대미술사: 사진』(1978), 『세계사진가론』(1987)이, 사진집으로 『검은 모살뜸』(1997), 『문인의 초상』(2007), 『장승』(2008), 『백민』(2011), 『육명심』(2011), 『영상사진: 1966-1978』(2012),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2014)이, 에세이집으로 『사진으로부터의 자유』(2005), 『이것은 사진이다』(201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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