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풍경

  • 능, 삼국유사, 경주남산
  • 강운구
  • B5 반양장 2011년 4월 16일 224면 30,000원 978-89-301-0396-1
  • 사진·영상, 사진집

사진가 강운구가 <경주남산>, <사진으로 읽는 삼국유사>, <릉으로 가는 길>에서 선보였던 사진 중에서 선별한 104점을 묶은 그의 여섯번째 사진집으로, 이제까지 책으로만 선보였던 세 연작을 부산고은사진미술관 초대전 「오래된 풍경」에 맞추어 선보이는 것이다.

이 사진들은 모두 강운구가 머나먼 옛날에 역사의 흐름 속으로 잠겨 버린, 이 땅의 사람들이 새긴 이 땅의 지문地文을 찾아 헤맨 결과로, 그의 ‘역사 삼부작’이라 할 수 있다. 강운구의 역사 삼부작, 즉 ‘능’과 ‘삼국유사’와 ‘경주 남산’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책은 사진가 강운구가 『경주남산』(1987), 『사진으로 읽는 삼국유사』(1999), 『릉으로 가는 길』(2000)에서 선보였던 사진 중에서 선별한 104점을 묶은 그의 여섯번째 사진집으로, 이제까지 책으로만 선보였던 세 연작을 부산고은사진미술관 초대전 「오래된 풍경」에 맞추어 선보이는 것이다. 이 사진들은 모두 강운구가 머나먼 옛날에 역사의 흐름 속으로 잠겨 버린, 이 땅의 사람들이 새긴 이 땅의 지문地文을 찾아 헤맨 결과로, 그의 ‘역사 삼부작’이라 할 수 있다.

‘신라 능’은 신라시대(BC 57-AD 935) 때 왕의 무덤들을 찍은 것으로, 산자락 가까이나 얕은 산속에 있는 능들은 상대적으로 작고, 평지에 자리한 대부분의 능은 거대하다. 그 거대한 봉분封墳들은 그 너머로 멀리 보이는 산 능선과 잘 어울리는데, 강운구는 신라 사람들이 산처럼 보이게 하려고 평지에 봉분을 만들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능들은 제각기 역사적 현실적인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현재의 모양이나 상태를 통해서만 그런 암시나 시사를 하고 있다.

『삼국유사三國遺事』는 1281년 고려 충렬왕 때 일연一然(1206-1289) 스님이 단군 시대부터 통일신라가 멸망할 때까지(기원전 57-기원후 936)의 일을 기록한 역사서로, 김부식金富軾(1075-1151)이 편찬한 『삼국사기三國史記』와 더불어 현존하는 한국 고대 역사서의 쌍벽으로 일컬어진다. 이 책은 역사를 기술했지만 넓게 보면 신화를 기록한 것이기도 한데, 강운구는 그 장대한 역사에서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서사(신화)와 문학에 빠져서 읽고 또 읽으며 상상해 보기를 좋아했다.
그 책의 각 장은 거의 신화를 말하고 있었으나, 그게 언제 어디였다고 반드시 기록되어 있었다. 작가는 그 기록을 따라 역사 속 장소를 찾아 탐험을 떠났고, 신화와 같았던 기록의 장소가 실제 존재함을 발견하고는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그렇게 몇 년간 항목과 지명을 빽빽하게 적은 수첩을 들고 온 나라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렸고, 마침내 강운구는 신화가 하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 근거를 두고 있는 땅의 이야기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경주 남산’은 ‘오래된 풍경’ 중에서 강운구가 가장 먼저 한 작업이다. 경주 남산의 그 많은 골짜기와 능선들에는 신라 천 년 동안 있었던, 무수한 절터와 탑과, 육십 체쯤의 석불이 있다. 탑들은 쓰러져 있고 불상들은 머리가 떨어져나간 것들이 대부분인 신라 때의 폐허이다. 이들은 모두 종교적 아이콘이고 신앙의 대상이지만, 강운구는 한국조각의 원형인 미술품으로 대상들을 바라봤다. 강운구는 처음 경주 남산을 돌아보며 “현재의 상태를 찍을 수밖에 없지만, 과거를 은연중에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다고 한다. 그러다 생각이 공기와 빛깔에 미쳤고, 천 몇백 년 전의 신라 하늘은 지금보다 더 맑았을 것이고 공기는 지금보다 더 투명했으리라는 생각으로, 현실의 폐허를 더 잘 드러낼 수 있도록 고대의 짙은 빛깔이 나오도록 촬영했다. 주제에 대한 그만의 해석의 결과로 이런 표현방법이 구사된 것이다. 이후 ‘삼국유사’나 ‘능’ 역시 같은 해석으로 접근했고, 그 결과 고대의 투명했던 공기와 맑은 하늘이 그의 사진으로 재현되었다.
이제 우리는 강운구의 역사 삼부작, 즉 ‘능’과 ‘삼국유사’와 ‘경주 남산’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각각인 듯싶은 주제들은 역사 속에서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고 있기도 한데, 그런 오래된 풍경의 이미지들이 서로 어울리며 섞여서 마침내 한 가닥의 서사敍事로 구비치는 것, 이 사진집 출간의 의의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강운구 (저자)

강운구(姜運求, 1941- )는 문경에서 태어나 경북대를 졸업했다. 1966년부터 『조선일보』 사진기자로 삼 년간 일하다가, 뉴스보다는 잡지의 기획된 사진이 작가로서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으로 그만두고, 사진의 이론과 역사에 관한 책들을 읽으며 작가로서의 길을 가늠해 나가기 시작했다. 1970년 동아일보사 출판국 사진부에 들어가 일했으나, 1975년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에 가담하여 농성하던 중 해직되었다. 1983년부터 『샘이깊은물』에서 사진편집위원과 프리랜서 사진가로 일했으며, 이때 한국 잡지사상 최장기간인 십 년 동안 「이 마을 이 식구」라는 제목으로 글과 사진을 연재했다. 인하대 미술교육과, 중앙대 사진학과, 중앙대 예술대학원, 숙명여대 대학원 등에서 사진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1983년 이후로는 제한된 전람회장의 벽면보다는 잡지나 책의 지면에 더 비중을 두며 현재까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강운구는 1960년대 이후 개발독재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는 국면들을 끊임없이 기록해 왔으며, 외국 사진이론의 잣대를 걷어내고 우리의 시각언어로써 포토저널리즘과 작가주의적 영상을 개척하여 가장 한국적인 질감의 사진을 남기는 사진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연 또는 필연」(1994, 학고재), 「모든 앙금」(1997, 학고재), 「마을 삼부작」(2001, 금호미술관), 「저녁에」(2008, 한미사진미술관) 등 네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사진집으로 『내설악 너와집』(1978), 『경주남산』(1987), 『우연 또는 필연』(1994), 『모든 앙금』(1997), 『마을 삼부작』(2001), 『강운구』(2004), 『저녁에』(2008), 『오래된 풍경』(2011) 등이 있다. 사진산문집으로 『시간의 빛』(2004), 『자연기행』(2008)이 있고, 저서로는 『강운구 사진론』(2010)이 있으며, 공저로 『사진과 함께 읽는 삼국유사』(1999), 『능으로 가는 길』(2000), 『한국 악기』(2001) 등이 있다.

오래된 풍경 / 강운구
A Summary : Vintage Landscapes

삼국유사
경주남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울림 / 김소희
작품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