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만화영화

그 동안 소홀히 다루어진 할리우드의 단편 만화영화가 담고 있는 산업적 미학적 이데올로기적 함의를 다양한 연구방법을 통해 본격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미키 마우스와 도날드 덕이 등장하는 디즈니 만화영화와,‘베티 부프’ ‘슈퍼맨’ 같은 디즈니 이외의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만화영화부터 ‘스내푸 일병’까지, 오늘날 미국 대중문화의 원형을 담고 있는 만화영화의 고전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어린 시절을 겪는다. 텔레비전이 보급된 이래, 수많은 어린이들의 오락거리인 동시에 정신적 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만화영화이다. 그러나 만화영화는 어린이들에게만 국한된 단순한 오락물이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만화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얼마 전부터 만화영화 바람이 일고 있다. 만화영화학과, 만화영화 전문 채널 신설, 서울국제만화영화페스티벌 개최, 극장용 만화영화의 제작, 수입 등은 이런 관심과 투자의 예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들은 만화영화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분석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21세기 문화산업의 주역이 될 만화영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그래서 필요하다.
만화영화는 실사영화만큼이나 오래 된 예술 장르이지만 그 동안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 출간된 영상관련 이론서는 영화를 연구한 책이 주종을 이루었고, 영화연구자들은 만화영화를 비중있게 연구하지 않았다. 『할리우드 만화영화』의 저자 에릭 스무딘(Eric Smoodin)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진 할리우드의 단편 만화영화―고전 유성영화시대에 해당하는 1930년대부터 50년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작품―가 담고 있는 산업적, 미학적, 이데올로기적 함의를 다양한 연구방법을 통해 본격적으로 분석한다. 스무딘이 분석하는 할리우드만화영화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미키 마우스와 도날드 덕이 등장하는 디즈니 만화영화와, ‘베티 부프’ ‘슈퍼맨’ 같은 디즈니 이외의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만화영화, 그리고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스내푸 일병’까지, 오늘날 미국 대중문화의 원형을 담고 있는 만화영화의 고전이라 일컬을 수 있는 작품들이다. 예를 들어 ‘도날드 덕’과 ‘벅스 버니’ 만화영화에 담긴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하고, ‘베티 부프’ 만화영화를 보고 느끼는 남성의 시각적 쾌락을 분석하기도 한다.
저자는 만화영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제재 중 특히 디즈니에 주목하는데, 이는 디즈니가 바로 만화영화를 대표하는 일종의 도상(icon)이 되었기 때문이다. 만화영화에 대한 작품비평에 그치지 않고 그 당시의 주요 신문, 잡지와 제작 스튜디오가 국회도서관에 제출한 각종 서류, 그리고 국무부, 재무부, 연방수사국의 내부 문건을 통해 디즈니의 온화한 이미지 이외의 다양한 모습, 즉 기업가로서의 디즈니, 반공 우익인사로서 디즈니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이 책은 전체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스튜디오 전략:섹슈얼리티, 법, 기업간의 경쟁’은 할리우드의 영화산업 내부의 검열이 만화영화를 규제하는 체계, 스튜디오간의 경쟁 등과 같은 다양한 요소와 할리우드 만화영화가 맺는 관계를 통해 만화영화가 담고 있는 이데올로기적 요소를 분석한다. 2장 ‘상영시간표 읽기:극영화, 만화영화, 그리고 개봉관’은 영화상영시간표의 분석을 통해 20세기초 미국의 대중문화가 중산층을 중심으로 하여 구성되는 방식을 추적한다. 3장 ‘이견의 소멸:정부의 선전과 군대용 상영시간표’는 이차대전 중 제작, 배급된 ‘육해군 스크린 매거진’의 일부인 ‘스내푸 일병’ 시리즈를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계급적, 인종적, 민족적 배경을 지닌 사병들을 교육하려 한 미국 정부의 기획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알아본다. 4장 ‘대중언론의 만화영화에 대한 시각:월트 디즈니에 대한 인식과 여론 형성’은 주요 신문과 잡지에 등장하는 디즈니에 관한 기사를 분석함으로써 영화 관람객과 텍스트 사이의 긴장을 읽어낸다. 5장 ‘디즈니와 미국 외교:문화, 통상, 그리고 정부 외교의 연계’에서는 디즈니가 미국의 대내외정책에 어떻게 협력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영상산업의 붐을 맞아 국내에서도 만화영화를 다룬 책들이 다수 출간되고 있다. 이 책들은 주로 제작 매뉴얼, 만화영화의 역사, 일본 만화영화를 다룬 것들이 주종이며, 산업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연구서들도 출간되었다. 한국의 연간 만화영화 생산량이 미국과 일본 만화영화의 하청생산을 통해 세계 3위를 달리고 있지만, 극장용이나 텔레비전용 만화영화가 제대로 제작되지 않는 척박한 형편에서, 만화영화에 대한 미학적, 사회과학적 접근을 본격적으로 시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무딘의 이 책은 그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게 될 때, 즉 이후 한국의 만화영화산업이 활성화되어 다양한 작품이 나오게 될 때 그 작품들을 연구, 분석할 수 있는 예를 보여준다.

에릭 스무딘 (저자)

UCLA에서 영화와 텔레비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아메리칸 대학교에서 영문과 조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버클리 대학교 영화과 초빙교수로 있으며, 영화사, 영화이론, 대중문화 등을 강의하고 있다.

노광우 (역자)

1969년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및 동대학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제1회 춘천만화축제 추진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행정조교와 한국만화애니메니션학회 정회원으로 있다. 논문으로 「한국만화영화의 국제적 하청생산에 대한 일연구」「국제적으로 하청생산되는 만화영화」「애니메이션/장르/문화적 할인」 등이 있다.

영상원 총서를 펴내며

머리말

서론 할리우드 만화영화와 사회적 통제

1장 스튜디오 전략: 섹슈얼리티, 법, 기업간의 경쟁
2장 상영시간표 읽기: 극영화, 만화영화, 그리고 개봉관
3장 이견의 소멸: 정부의 선전과 군대용 상영시간표
4장 대중언론의 만화영화에 대한 시각
: 월트 디즈니에 대한 인식과 여론 형성
5장 디즈니와 미국 외교: 문화, 통상, 그리고 정부 외교의 연계

결론 할리우드 만화영화와 문화적 실천

감사의 글
역자 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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