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무꼭두

우리 민족은 하늘, 땅, 사람이 조화롭게 소통, 교감하는 우주적, 자연적 질서를 지향하며 살아왔다. 저자는 수년간의 노력으로 조선땅 여기저기에서 숨쉬고 있는 이러한 원형들, 즉 '天地人 조화'의 사상이 담긴 민속과 신화의 상징물을 찾아 내 사진으로 담았다.

우리의 나무꼭두(木偶)들은 현세에서의 즐거움과 갈등, 죽음에 대한 비탄과 저승에서의 소망 등을 오롯이 담아낸 전통 상징물이다. 물론 이러한 나무꼭두들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중국, 일본 등을 포함하여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그것은 신상(神像)으로서의 의미, 완구로서의 기능, 죽음과 관련된 명기(明器)로서의 쓰임새 등을 지니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남아 전하는 나무꼭두들은 상여에 부착된 것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 나무꼭두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꼭두각시놀음 등을 통해 실제 공연에서 사용되었으며, 1994년 극단 연희거리패의 공연 〈오구­죽음의 형식〉 등에서 나무꼭두가 직접 무대에 등장하는 등 현대공연에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곳곳에 산재해 있고, 널리 소개된 경우가 많지 않아, 종합적이고 전체적으로 그 의미와 가치가 밝혀지고, 또 그것이 지닌 아름다움이 폭넓고 객관적으로 공감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 책은 그렇게 변방에 놓여 있던 나무꼭두들을 한데 모아 거기에 객관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그들이 지닌 아름다움에 대해 찬찬히 살펴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총 100여 점이 넘는 나무꼭두들을 그 모양과 구체적인 기능 등을 고려해, 여인 꼭두, 동자와 동녀 꼭두, 남자 꼭두, 광대, 재인 꼭두, 기마(騎馬) 꼭두, 기호(騎虎), 기룡(騎龍) 꼭두 등으로 정리했으며, 좀더 독특한 모양과 아름다움을 지닌 나무꼭두들은 강조해 보여주었다. 그러한 배열을 통해 나무꼭두가 지닌 익살스런 얼굴 표정, 소박하고 자유로운 색감, 조선시대 복식 등을 충실하고 실감있게 재현하고 있다.
이러한 나무꼭두들을 통해, 전통에 대해 보다 생생하고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또 그들이 지닌 소박한 아름다움에서 조각품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인물상과 복식을 연구할 수 있으며, 또 그들이 지닌 상징에서 당시의 민간신앙을 짚어 볼 수도 있다. 이러한 것들이 바탕이 되어 나무꼭두가 현대의 생활과 놀이문화에 어떤 창조적 계승의 단초를 제공하는지도 상상력을 발휘해 유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김옥랑 (편자)

편저자 김옥랑은 성균관대학교 공연예술학과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꼭두극단 ‘낭랑’을 창단했으며, 꼭두극 전문지인 『계간 꼭두극』을 발행했다. 2004 세계박물관대회(ICOM) 조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동숭아트센터 대표이사, 옥랑문화재단 이사장, 하이퍼텍 나다 대표, 동숭아트센터 씨어터 컴퍼니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며, 단국대학교 예술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두현 (글쓴이)

이두현은 1924년 함북 회령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 일본 도쿄대학, 독일 보홈대학, 한국 정신문화연구원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대학민국 학술원 회원으로 있다. 저서로 『한국신극사연구』『한국가면극』『한국연극사』『한국민속학논고』『한국무속과 연희』『주역본 한국가면극선』 등이 있다.

저자/역자의 다른 책들

구본창 (사진)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75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 후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전공을 포기하고 독일로 유학을 떠나 함부르크 조형미술대학에서 사진을 전공, 디플롬 학위를 취득했다. 1985년 이후 중앙대, 서울예대, 신구대, 상명대 등에서 강의를 했고 여러 차례의 개인전과 초대전을 가졌다. 2000년 이명동 사진상을, 2003년 강원다큐멘터리 작가상을 수상했다.

대표적인 전시로는 2001년 삼성 로댕갤러리 개인전, 2002년 미국 피바디 박물관과 샌디에이고 사진박물관 초대전 등이 있다. 현재 그의 작품은 샌프란시스코 현대박물관, 휴스턴미술관, 함부르크 예술공예박물관, 호주 브리스베인 퀸즐랜드 아트 갤러리, 아이슬랜드 레이카빅 사진박물관, 도쿄 샤테이 갤러리, 과천 국립 현대미술관, 경주 선재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사진집으로 <구본창 – 아르비방 25>, <구본창 – 열화당 사진문고>, <구본창 – Vessels For The Heart (백자)>, <구본창 – Revealed Person (탈)>, <구본창 – Deep Breath In Silence (숨)> 등이 있고, 2003년에는 작가 신경숙과 사진집 <자거라 내 슬픔아>를 펴낸 바 있다. 이밖에 사진작업을 한 책으로 <바대 내게로 오다>, 최인호의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등이 있다. 홈페이지 http://www.bckoo.com

저자/역자의 다른 책들

나무꼭두의 역사와 쓰임새 -이두현

Summary: The Wooden Figures of Korea

도판
한국의 나무꼭두

우리 문화의 원형성을 일깨워 준 나무꼭두 -김옥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