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t, Korean Shamanic Ritual: Songs Calling Spirits

<굿, 영혼을 부르는 소리>의 영문판. 한국 무속사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일구어낸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수남이 1970년대부터 십여 년 간 한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굿판을 발로 뛰어다니며,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이어져 온 굿판의 모습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사진집이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벌어진 20여 개의 굿을 찍은 사진 중 160여 컷의 흑백사진을 엄선하여 굿의 제의절차에 따라 보여주는 이 책은, 굿판에 담긴 삶의 고뇌와 희열, 종교적 경건성과 예술적 아름다움,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한과 눈물, 좌절하지 않는 용기와 희망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한국의 기층문화 가운데 ‘생명력의 원천’이라 일컬어지며 우리 삶의 한 원형으로 존재해 온 무속(巫俗)은 예로부터 우리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녀 왔다. 죽은 이들의 넋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 나누는 삶의 희로애락 속에도 서려 있고, 조상들의 영혼은 대대로 후손들을 굽어본다고 믿었기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들의 현실생활에서 재난과 불운을 물리치고 안녕과 복을 구하기 위해서는 무당이라는 매개자로 하여금 신령을 모시게 하여 그들의 힘을 이용해야 했다. 이러한 목적이 반영된 의례절차가 바로 굿이며, 이는 오랜 세월에 걸친 역사적 경험의 토대 위에서 민족의 생명력이 충만한 문화형태로 전승되어 왔다.

그러나 산업화와 서구화를 거치면서 굿은 삶의 원천이라기보다는 심리적 퇴행이나 종교적 미신으로 왜곡되었고 근대화된 사회에서 버려야 할 구습의 하나로 질시를 받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미신타파’라는 정책적 억압으로, 굿이 지닌 문화적 정신적 가치는 도외시됨으로써 굿은 그 명맥이 끊어질 위기를 맞이해야만 했다. 이러한 온갖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도 무속 문화의 가치를 인식하고 그 원형을 보존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 바로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수남(1947- )이다. 무속 사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일구어낸 그는 1970년대부터 십여 년 간 우리나라 전역에서 벌어지는 굿판을 발로 뛰어다니며, 삶의 희로애락이 너울거리는 굿판의 생생한 현장을 사진에 담아 왔다.

굿은 산 자의 고통과 슬픔, 죽은 자의 원과 한을 달래며 서로의 아픔과 위로를 나누는 공동체의 의식이다. 삶의 질서가 깨져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 민족은 굿을 통해 심리적 위안을 얻고 맺힌 삶을 풀어주며 신명과 역동적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대부분의 현대인들 사이에서 굿의 온전한 의미와 가치가 점점 잊혀져 가는 동안, 김수남은 굿이 벌어지는 현장을 누비며 관찰자나 방관자로서가 아니라 굿판에 융화된 동참자로서 함께 어울렸다. 굿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그는 며칠 혹은 몇 주일을 무속인과 마을 사람들과 함께 머물렀고 그들 사이에 섞여 가슴을 나눈 뒤에야 비로소 가능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흐느낌, 심장 박동소리와 땀 냄새마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한 역동적이고 극적인 장면들을 포착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 일구어 온 그의 이러한 서사적 다큐멘터리는 굿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 진심 어린 애정이 없었다면 해내기 힘든 작업임에 틀림없다.

1983년부터 1993년까지 10여 년에 걸쳐 총 20권의 책으로 출간된 바 있는 ‘한국의 굿’ 시리즈는,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무속을 지역 단위로 정리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담고 있는 책으로, 무속에 대한 궁극적인 물음을 제기하고 나아가 그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이는 획기적인 기획물이었다. 또한 각 지역의 굿을 담은 김수남의 사진과 민속학계의 전문 필자들이 인류학·종교학·민속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무속을 분석한 글로 이루어져, 한국 기층문화의 보편적 가치를 기록하고 우리 굿의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대장정의 작업으로 평가받았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굿, 영혼을 부르는 소리』는 이전에 출간된 스무 권의 방대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압축하여 보여주는 사진집으로, 굿의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국면을 한눈에 조망하되 그 감동과 여운은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집이다.

그 동안 민속학이나 종교학 쪽에서 굿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작업은 꽤 이루어졌고 무형문화재로서 예술무대에도 자주 올려졌지만, 이런 작업들은 지나치게 학술적인 논의이거나 무대예술로서 다루어졌다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공동체의 조화를 다지는 의례이자 민족의 풍속, 그리고 우리의 일상 속에 용해된 삶의 일부로서의 굿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두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벌어진 20여 개의 굿을 찍은 사진 중 160여 컷의 흑백사진을 엄선하여 굿의 제의절차에 따라 보여주는 이 책은, 굿판에 담긴 삶의 고뇌와 희열, 종교적 경건성과 예술적 아름다움,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한과 눈물, 좌절하지 않는 용기와 희망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우리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져 가는 오늘날, 굿이야말로 다른 민족에게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우리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문화의 한 형태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우리 민족의 무속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며, 사라져 가는 한국 기층문화 현장의 숨결을 생생히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김수남 (저자)

김수남(金秀男, 1948‐2006)은 서울 출생으로, 1・4 후퇴 때 제주로 내려갔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사 출판사진부 기자를 역임했다. 한국 무속사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일구어낸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그는 「아시아의 하늘과 땅」(1995), 「한국 샤머니즘」(1998, 독일 함부르크) 등의 사진전을 참여했으며 「한국의 무속」(1995)으로 ‘히가시카와(東川) 사진상’ 해외작가상을 수상했다. 사진집으로 『한국의 굿』(전 20권, 1983-1993), 『굿, 영혼을 부르는 소리』(2005) 등이 있다.

김인회 (글쓴이)

김인회(金仁會)는 1938년생으로 연세대를 졸업하고 동대학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교수 및 국학연구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 굿학회 회장, 한국 박물관교육학회 회장으로 있다. 저서로 『한국 무속사상 연구』(1987), 『한국교육의 역사와 문제』(1993) 등이 있다.

김동규 (역자)

Franklin Rausch (역자)

한국의 굿, 그 내용과 실상의 의미 · 김인회

不淨 신을 맞이할 준비
請陪 신을 부르는 소리와 몸짓
告祝·神託 신의 말, 영혼의 말
娛神 신에게 바치는 음악·춤·재물
送神 신을 돌려보내는 의례
굿판의 풍경 의식과 놀이가 어우러진 강인한 삶의 현장 

이미지로 보는 한국의 굿
지역별 특성으로 보는 한국의 굿
사진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