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동의 한량무

예술적 가치와 전통미를 인정받은 한량무의 춤사위와 구조, 그리고 그 역사를 심도있게 다지고 기록하여 후대에 남기고자 기획된 책. 한량무의 전승과정과 조흥동의 한량무에 대한 평론 한 편, 그리고 조흥동 한량무의 춤사위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무보로 구성되어 있다. 남성적인 역동성으로 장부의 풍류와 기개를 표현한 춤사위를 통해 한량무의 고결한 멋을 감상할 수 있다.

전통 춤사위의 기록 보존을 위해 기획된 본격 무보집
출판을 통해 전통문화의 보존과 그 창조적 계승을 모색해 온 열화당은 그간 ‘춤과 그 사람’(전 10권), 『韓國 춤』 『朝鮮宮中舞踊』 등을 기획 발간하며 한국인의 몸짓과 가락, 신명을 기록해 왔다. 이번에 열화당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趙興東의 閑良舞』는 우리 전통춤의 하나인 한량무의 춤사위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존하고자 기획된 무보집(舞譜集)이다. 춤은 몸을 매개로 하는 예술이고 일회적이어서 때와 장소를 벗어나면 그 춤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가 어렵다. 전통춤꾼들 사이에서도 그들의 춤사위는 구전으로 전수되거나, 사제 관계라는 가느다란 외줄에 의존해 근근이 그 명맥을 이어온 게 사실이다. 이는 우리의 춤을 전수하고 이어받는 현장에서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춤사위를 체계적으로 기록 보존하는 작업은 전통무용계나 출판계에서도 미진하여 거의 불모상태나 다름없었다. 서구화된 현란한 춤의 기세에 눌려 우리의 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 가는 오늘날, 마땅히 기록되고 보존되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지 않고 자칫 왜곡되거나 사라져 버릴 수 있는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위기와 현실문제를 극복하고, 예술적 가치와 전통미를 인정받은 한량무의 춤사위와 구조, 그리고 그 역사를 심도있게 다지고 기록하여 후대에 남기고자 기획되었다.

선비의 기개와 품위, 그 고결한 멋을 간직한 조흥동의 한량무
한량무는 태평무, 승무, 살풀이 등과 함께 우리나라 전통무용을 대표하는 춤의 하나로, 경상남도지정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량이란 조선시대에 벼슬에 오르지 못한 양반을, 한편으로는 풍류를 즐길 줄 알고 의기가 있는 사나이를 부르던 말이며, 이들이 놀이판을 열어 즐길 때 추었던 춤을 한량무라 일컬어 왔다. 원래 일종의 무용극이었던 한량무는 남사당패에 의해 처음으로 연희되었다가 조선말에서 일제시대에 이르는 동안 기방(妓房) 출입이 잦았던 한량들이 추면서 차츰 독립된 춤으로서 골격을 갖추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이자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흥동(趙興東, 1941- )은 우리나라 중진 전통춤꾼으로서 한국무용의 창작적 춤사위와 표현영역을 확대하여 무용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겨 왔으며, 자신만의 독특한 춤태를 가미하여 한량무의 고고한 자태와 품위를 널리 알려 온 것으로 유명하다. 김천흥(金千興), 이매방(李梅芳), 한영숙(韓英淑), 강선영(姜善泳) 등 대가들의 전통적 춤사위를 두루 섭렵하면서 이를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춤 어법을 연구해 온 그는, 남성적인 역동성으로 장부의 풍류와 기개를 표현함으로써 한국춤의 남성미를 정착시킴과 동시에 한량무의 고결한 멋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료적 가치와 예술적 감각을 높인 전통춤 무보의 전범
이 책 『趙興東의 閑良舞』는 한량무의 전승과정과 조흥동의 한량무에 대한 심도있는 평론 한 편과 조흥동 한량무의 춤사위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무보로 구성되어 있다. 한량무의 역사와 배경에 대해 서술한 이 글에서는, 『악학궤범』 『교방가요』 등 옛 문헌을 통해 한량무의 유래를 찾고, 오늘날까지 한량무가 전승되어 온 여러 갈래들을 탐색해 본다. 또한 조흥동의 한량무가 독무(獨舞)로서의 한량무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평가를 받는지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한량무의 동작을 짜임새있게 구성한 무보에서는, 춤사위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역동성을 고스란히 전달해 주는 사진을 위주로, 조흥동 한량무의 배경음악이 되는 청성곡(淸聲曲) 악보를 함께 실음으로써 자료적 가치를 높였다. 그리고 단순히 사진으로만 춤사위를 기록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춤의 흐름을 따라 한량무의 흥취와 정감을 전하는 저자의 짧은 코멘트를 달아 전통춤의 미학을 이 한 권의 책으로 새롭게 창출하고 있다. 부록으로 수록된 한량무 연보 또한 이 책의 자료적 가치를 한층 더해 주며, 한량무의 전체 맥락과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함으로써 후대의 여러 연구에 기초적인 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조흥동 (저자)

조흥동(趙興東)은 1941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나 여덟 살 때 무용에 입문하여, 삼십대까지 전통춤의 대가들로부터 다양한 춤을 사사받았다. 1962년 국립무용단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춤무대에 등장했고, 전통무용은 물론 창작춤 등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 한국무용계의 표현영역을 확장해 왔다. 1967년 동남아 6개국 순회공연을 필두로 1984년 LA 올림픽 문화축전, 1996년 LA 미주 공연 등, 수많은 해외 순회공연으로 한국의 전통춤을 세계 곳곳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1995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2000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옥관장을 수상했으며, 현재 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세기 (글쓴이)

이세기(1940- )는 이화여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서울신문』 논설위원을 거쳐 현재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소위 의장으로 재직 중이다. 소설집으로 『바람과 놀며』 『그 다음은 침묵』, 예술가들에 대해 쓴 책으로 『자유와 날개』 『빛을 가꾸는 에피큐리언』 『예술을 뚫고 들어간 사람들』 『여유와 금도의 춤』, 무용대본으로 「비파연」 「노닐며 스러지며 솟구치며」 「춤으로 본 풍류사」 등이 있다.

고결한 선비의 기개로 미래를 사유하는 춤 – 이세기
Hallyangmu, The Korean Traditional Dance of Aristocrats - Introduction

閑良舞 舞譜
閑良舞 年譜
趙興東 年譜

跋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