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

사교계 인사인 스완과 화류계 여인인 오데트 드 크레시 사이의 사랑 이야기. 음악과 회화를 비롯한 당대의 예술과 문화가 녹아들어 있어 우리를 ‘벨에포크’의 파리로 인도한다.

영상 언어로 부활한 프루스트의 대작, 그 네번째 권 ‘스완의 사랑’ 출간
1999년 만화로 재탄생한 프루스트의 대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열화당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2002년 세번째 권을 출간한 지 근 5년 만에 드디어 그 후속권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게 되었다. 전 세계 문학을 통틀어 고전 중의 고전으로 손꼽히며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그 명성에 비해 극히 적은 독자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난해한 문장들, 집요하고도 치밀한 심리분석,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끝없이 중첩되고 혼재되어 있는 서사구조로 인해 이 소설은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연구자들도 제대로 읽어내기 힘든 작품으로 알려져 왔다. 이렇게 자자한 명성에 비해 난해하기 그지없는 고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프랑스의 영상 전문가 스테판 외에가 만화로 부활시켰다.
열화당에서는 이 시리즈의 첫번째 권 『스완네 집 쪽으로―콩브레』를 1999년 6월에, 두번째 권 『활짝 핀 아가씨들의 그늘에서―고장의 이름: 고장 I』을 2000년 6월에, 그리고 세번째 권 『활짝 핀 아가씨들의 그늘에서―고장의 이름: 고장 II』를 2002년 5월에 선보인 바 있고, 이어서 네번째 권 『스완네 집 쪽으로―스완의 사랑 I』을 이번에 출간함으로써, 열두 권의 만화책으로 구성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대장정 중 삼분의 일 가량을 완성하게 되었다.

벨에포크의 음악과 그림이 함께 하는 스완과 오데트의 사랑의 변주곡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첫번째 권인 「스완네 집 쪽으로」는 3부(‘콩브레’ ‘스완의 사랑’ ‘고장의 이름: 이름’)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만화본 네번째 권으로 선보이는 ‘스완의 사랑’은, 일인칭 소설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이자 화자(話者)인 마르셀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신, 제삼자 곧 샤를 스완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소설에서 유일하게 삼인칭 시점으로 서술하고 있으며, 소설의 화자가 스완의 사랑을 자신의 일인 양 재구성해서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프루스트의 작품 중에서도 이 부분은 따로 떼내어 가장 널리 읽히며, 얼마든지 독립적인 이야기로서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188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최고급 사교계 인사인 스완과 화류계 여인인 오데트 드 크레시 사이에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이번 권은, 그 내용 속에 음악과 회화를 비롯한 당대의 예술과 문화가 녹아들어 있어 우리를 ‘벨에포크’의 파리로 인도한다. 스테판 외에는 당시 자료들에 대한 고증 작업을 병행하여 그 시대의 파리를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스완의 예술세계와 탐미주의적 취향을 통해 엿볼 수 있는 벨에포크 시대의 문화와 예술은, 프루스트의 작품을 한층 더 풍부하게 펼쳐 보이며 독자들의 폭넓은 이해를 도울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는 1871년 파리 근처 오퇴유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아드리언 프루스트 박사는 위생학의 대가로 파리대학교 교수였으며, 유대계 부르주아 집안 출신이었던 어머니 잔은 섬세함과 풍부한 교양으로 프루스트의 정신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다. 철학자 베르그송은 외가 쪽으로 친척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고향 일리예와 할머니와 피서를 갔던 노르망디 해변, 파리의 샹젤리제는 훗날 프루스트 작품의 중요한 무대가 되었다.

프루스트는 아홉 살에 천식에 걸리는데 이는 평생의 지병으로 그를 괴롭혔으나 역설적으로 이 때문에 창작에 몰두하게 되고 내면적인 분석에 전념하게 되는 등 그가 작가가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주었다. 열한 살에 파리 콩도르세 중학으로 진학하여 상류사회 자제들이 모이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많은 고전을 탐독하며 지적 교류를 했으며, 동인지 《향연 Le Banquet》을 발행하기도 했다. 또 사교계와 문학 살롱에 출입하면서 인간을 관찰하고 안목을 기른다. 1896년에 단편집 《즐거움과 나날 Les Plaisirs et les Jours》을 출판하고 1895~1899년에는 그의 천재성이 드러나 있는 미완의 자전적 소설 《장 상퇴유 Jean Santeuil》를 썼다. 이 무렵부터 건강이 악화되기도 하고, 드레퓌스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보수적인 상류사회 귀족들과 관계가 서먹해짐으로써 사교계와 점점 멀어졌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1권 《스완네 집 쪽으로 Du cote de chez Swann》는 1911년경 거의 완성했으나 출판사를 구하지 못해 1913년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자비로 출판했으며, 이로써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하다가 1918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2권 《아가씨들의 꽃그늘에 l’Ombre des Jeunes Filles Enfleurs》가 발간된 후 1919년 공쿠르상을 수상한다. 그 후 죽음에 이르기까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완성을 위해 수도사와 같은 생활이 계속되었다. 1923년 11월 새벽 세 시까지 《갇힌 여인 La Prisonniere》을 추고하다가 극심한 피로 때문에 호흡곤란을 일으켜 같은 날 오후에 사망한다.

1950년대에 발굴된 방대한 미발표 원고들은 그가 얼마나 문학적 정진에 힘썼는지를 보여주며, 사후 1925년 《도망간 여인》이 출판되고, 1927년 《되찾은 시간Le Temps Retrouve》이 간행됨으로써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완간된다.

정재곤 (역자)

정재곤(鄭在坤)은 1958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꿈 이야기」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 네트워크 ‘사이에’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생텍쥐페리재단 한국 지부장이며, ‘궁리닷컴’에 칼럼을 연재 중이다. 역서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가족의 비밀』 『외젠 앗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정신과 의사의 콩트』 등 다수가 있다.

스테판 외에 (각색 및 그림)

스테판 외에(Stéphane Heuet)는 1957년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브레스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고향에서 보낸 후, 군 계통의 중학교를 다녔다. 칠 년 동안 해군으로 복무한 후, 십오 년 동안 광고회사의 예술담당 책임자로 일했다. 여러 편의 광고용 만화영화와 텔레비전용 만화자막을 제작했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매료되어, 이를 만화화하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사랑의 파고 – 역자의 해설

역주(譯註)

스완의 사랑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