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프레베르의 시는 그 내용 못지않게 그 내용을 노래하는 말의 단순함에 있어서 참으로 드높은 의미에서의 '대중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시는 어른보다도 어린이들에게, 늙은이보다도 젊은이에게, 점잖고 심각한 사람에게보다도 단순하고 정직한 사람에게 직접적인 감동을 준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육체적인 나이가 아니라 마음의 나이이다. 일흔일곱 나이의 프레베르는 백발의 소년으로 노래하며 사라졌다. 우리들이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할 것은 바로 그 노래 속에 담긴 소년의 목소리다.

김화영 (역자)

서울대학교 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프랑스 액상프로방스 대학교에서 알베르 카뮈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학 평론가, 불문학 번역가로 활동하며 팔봉 비평상, 인촌상을 받았고, 1999년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로 선정되었다. 2011년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문학 상상력의 연구』, 『행복의 충격』, 『바람을 담는 집』,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한국 문학의 사생활』 등 20여 권, 옮긴 책으로 미셸 투르니에, 파트리크 모디아노, 로제 그르니에, 르 클레지오 등의 작품들과 알베르 카뮈 전집(전 20권), 『섬』, 『마담 보바리』, 『지상의 양식』, 『어린 왕자』, 『다다를 수 없는 나라』,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등 90여 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