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를 지킨 소 이야기

  • 책마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의우도의 메시지
  • 이기웅
  • B4 변형 양장 2007년 5월 1일 48면 28,000원 컬러 13컷 89-301-0277-3
  • 문학·기타, 북시티에서 엮는 이야기
  • 전문 영문 번역 수록.

1980년대말부터 지금까지 근 이십 년간 추진해 온 파주출판도시의 완성에 즈음하여, 이 도시의 정체성을 확인해 나가기 위한 ‘북시티에서 엮는 이야기’ 시리즈의 첫권. 조선 숙종 30년(1704)에 간행된 『의열도(義烈圖)』에 실려 있는 〈의우도(義牛圖)〉 여덟 장면에 채색을 하고 「의우도 서문」을 각각 국역 및 영역하고, 두 편의 새로운 서문을 덧붙여 선보인다. 주인과의 의리를 지킨 한 마리 소의 이야기를, 출판도시를 가꿔 나가는 데 지켜야 할 덕목으로서 책마을 공동체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북시티에 깃들여 있는 이 도시의 이념과 정체성, 그 이야기를 시작하며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이고 성공적인 프로젝트라고 회자되고 있는 출판도시, 이 도시가 만들어지기까지 과연 어떠한 생각들이 밑받침되었을까. 출판환경의 개선, 출판산업의 집적화, 새로운 출판문화의 창출 등 도시건설의 제일의적 명제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도시의 더욱 근본적인 존재의미, 즉 더욱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도시의 이념과 철학, 정체성, 지향점 등은 무엇일까. 그리고 좀더 세부적인 것들로, 이 도시 한가운데에 왜 한옥 한 채를 옮겨 놓았는지, 책마을을 가로지르는 샛강이 출판도시의 어떤 철학이나 이념과 관련되는지, 또 그 강에 놓인 다리들에 붙여진 이름들은 누가 무슨 뜻으로 지은 것인지, 그 밖에 가로등이며, 풍력발전기며, 자칫 획일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간판들이며, 북시티를 구성하고 있는 이러한 것들에도 나름의 의미와 사연 그리고 도시이념이 깃들여 있을까.
이십 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쳐 완성된 이 도시는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친 만큼 치열한 고민과 수많은 실험 속에서 완성된, 정신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오늘 선보이는 이 시리즈 ‘북시티에서 엮는 이야기’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으로서, 고도의 철학과 이념을 함축하는 출판도시의 정신을 하나하나 보여주는 총서이다. 앞으로 약 50권을 목표로 첫 권을 선보이는 이 시리즈는, 그러므로 겉으로 보이는 북시티의 이면에 감추어져 있는 이 도시의 정체성과 도시이념들, 북시티의 구성요소들 하나하나에 응축돼 있는 고민과 생각의 단층들을 하나하나의 주제로 삼아, 북시티만큼이나 획기적인 시리즈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우리 출판의 새로운 가능성을 두드리다
연암 박지원의 “옛것을 본받으면서 변화할 줄 알고, 새것을 만들면서도 법도에 맞게 한다”라는 문학방법론은 출판도시를 세우고 가꿔 나가는 데에도 준거(準據)된 탁월한 방법론이었는데, 이 시리즈 ‘북시티에서 엮는 이야기’의 출판 역시 이러한 연암의 철학을 그 밑바닥에 두고 시작된다. 선인들의 아름답고 지혜로운 전통을 오늘의 새로움으로 승화시켜내는 것이 이 시리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책의 내용이나 구성뿐만 아니라, 편집과 디자인 그리고 장정에서도 여지껏 선보인 적 없는 새로움을 담아내고자 한다.
책이라는 매체의 기능과 역할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출판의 새로운 가능성을 두드려 보고자 하는 이 시리즈의 첫 권은, 북시티의 도시이념 중 하나인 ‘의리’와 ‘예절’을 『의우도(義牛圖)』라는 문헌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의우도』가, 선산부사 조찬한의 의우(義牛)에 대한 기록에 이름모를 화가가 그림을 덧붙이고, 또 조찬한의 손자 조구상이 열녀 향랑(香娘)의 이야기와 권상하의 발문을 덧붙여 그 내용이 점점 풍성하게 전해내려왔듯이, 이 책 『의리를 지킨 소 이야기』는 의우도 여덟 폭에 채색 작업을 하고, 또 이 이야기를 우리말과 영어로 옮기고, 출판도시의 도시이념과 관련한 엮은이의 두 편의 서문을 덧붙여 새롭게 꾸며 선보이는 것이다.
이 책의 국역(國譯)은 명지대 국문과의 안대회 선생이, 영역(英譯)은 미국 톨리도 대학의 김건일 선생이 맡아 주었고, 편집, 디자인 및 채색, 장정 등은 열화당 ‘편집디자인 공방’에서 근 열 달에 걸쳐 실험에 실험을 거듭한 끝에 선보이는 것으로, 이 책을 통해 우리 출판의 새로운 가능성을 두드려 보고자 한다.

이기웅 (편자)

이기웅(李起雄)은 1940년생으로 강릉 선교장(船橋莊)에서 자라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1960년대 중반 일지사(一志社) 편집자로 출판계에 몸담은 이래 1971년 열화당(悅話堂)을 설립하여 우리나라 미술출판 분야를 개척해 왔다. 1988년 몇몇 뜻있는 출판인들과 함께 파주출판도시 추진을 입안하면서 그 조직의 책임을 맡아 사반세기 동안 출판도시 건설에 힘써 왔다. 한국일보 백상출판문화상을 십여 차례 수상했고, 출판학회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중앙언론문화상, 가톨릭 매스컴 대상, 한국건축가협회상 특별상, 인촌상(仁村賞), 한국미술저작·출판상, 21세기대상 특별상, 자랑스러운 ROTCian상, 우현상(又玄賞), 동곡상(東谷賞) 등을 수상했으며,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올림픽조직위원회 전문위원, 서울예술대학 강사, 『출판저널』 창간편집인,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출판유통주식회사 설립 운영위원장,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주빈국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2014 세계문자심포지아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열화당 대표, 파주출판도시 명예이사장,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 이사장, 무형유산창조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다. 저서로 『출판도시를 향한 책의 여정』1·2(2001, 2012), 사진집으로 『세상의 어린이들』(2001), 편저서로 『의리를 지킨 소 이야기』(2007),『한국의 전통가옥』(2015), 편역서로 『안중근 전쟁, 끝나지 않았다』(2000, 개정판 2010) 등이 있다.

의리와 예절이 넘치는 책마을을 꿈꾸며
의우도를 읽고 인포룸 짓던 날을 회상하며

의리를 지킨 소 이야기

의우도 義牛圖
기년이 밭을 갈다 起年耕田
호랑이가 기년에게 달려들다 虎搏起年
소가 호랑이를 들이받다 虎搏起年
소가 호랑이를 들이받다 牛た躍觸其虎
호랑이가 달아나다 虎釋起年而走
기년은 병들어 누웠으나 소는 일을 계속하다 人病牛役
기년이 죽자 소도 따라 죽다 人亡牛斃
의리를 지킨 소의 무덤 義牛塚
의우도 서문 義牛圖 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