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전 장우성 시서화 연구

“한국의 시서화 삼절은 월전을 끝으로 거의 맥이 끊어져 가고 있다. 월전의 화필인생 칠십 년이 말해주듯 화畵에서의 명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으며, 가학으로 익히기 시작한 시문詩文 또한 경지에 올랐고, 서書에 있어서도 당대의 명서가와 견줄 바가 못 된다. 따라서 월전은 이 시대의 진정한 시서화詩書畵 삼절이다.”
―선주선 서예가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의 문인화가 월전 장우성 탄생 백 주년 기념출판
전통 문인화文人畵의 격조를 현대적으로 변용시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한국화 대가 월전月田 장우성張遇聖(1912-2005), 그는 1932년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하면서 화단에 등단한 이래 2005년 별세 직전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진정한 화인畵人이었다.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의 화숙畵塾인 낙청헌絡靑軒에서 그림 공부를 시작하여 초기에 감각적인 형태의 극세밀 채색화에 정진하던 그는, 해방 이후 동양화의 전통이 남화南畵 즉 추상적 문인화의 세계임을 깨닫고 북화北畵에 뿌리를 둔 일본풍에서 탈피하며 새로운 미술세계를 추구했다. 그림을 그리기 전 마음을 깨끗하게 가다듬는다는 ‘회사후소繪事後素의 정신’과 인위와 조작이 절제된 ‘무위사상無爲思想’을 문인화의 기본정신으로 삼아 온 그의 예술관은 고졸하고 담백한, 묵향 그윽한 작품으로 표현되어 왔다.
평생을 그림에만 매진해 온 월전이 직접 쓴 저작으로는, 『중앙일보』에 연재한 회고담을 묶어 낸 『화맥인맥畵脈人脈』(1982), 미수전米壽展을 맞아 수필·기행문·전시평·제화시題畵詩·한시漢詩 등을 모아 엮은 『화실수상畵室隨想』(1999), 별세 이 년 전에 또다시 출간한 회고록 『화단풍상畵壇風霜 칠십 년』(2003) 이렇게 세 권뿐이다. 열화당에서는 이천시립월전미술관과 함께 2012년 월전의 탄생 백 주년을 겨냥하여 두 권의 책을 기획, 2011년 6월 월전의 거의 모든 미술관련 수필을 그의 소묘와 함께 새로이 편집한 『월전수상月田隨想』을 선보인 바 있으며, 이어서 이번에 월전의 삶과 시서화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해 보는 『월전 장우성 시서화 연구』를 선보인다.
이 책은, 월전 장우성의 삶과 시서화詩書畵 세 분야를 전공자의 눈을 통해 세밀하게 살펴봄으로써 그의 작품세계는 물론, 그 밑바탕에 깔린 예술철학정신까지 탐구해 보는 연구서로, 이 외에도 월전의 작품집, 저서, 미술평론, 산문뿐만 아니라 그에 관한 평문, 논문 등을 총망라한 ‘월전 문헌목록’과 월전 장우성의 생애를 기존의 미술사 자료, 신문기사 등을 통해 보완하여, 이십 쪽에 이르는 연보로 정리해 수록했다. 한편, 월전 장우성의 예술세계를 해외에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이 책의 후반부에 전문을 영문으로 번역해 수록했다. 또한 130컷에 이르는 그의 사진과 주요작품을 글과 함께 짜임새 있게 편집하여 시각적 자료도 풍부하다. 월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 책은 그의 예술세계를 온전하게 이해하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월전의 삶과 시서화 세계
한벽원에 삼 년간 근무하며 월전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김수천은 「현대 한국화단의 선구자, 월전의 예술인생」을 통해 그의 삶을 짚어 보고 있다. 특히 월전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월전의 삶과 인생철학’을 깊이있게 조명한다. 그가 본 월전의 인생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상常’과 ‘청정淸靜’이다. 월전의 흐트러짐 없는 생활에서 직접 목도한 상常은 언제나 한결같은 항상성과 그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떳떳함을 내포하고 있으며, 마치 경전을 보고 마음을 정화하는 것과 같은 그의 그림에서는 ‘청정의 에너지’가 강하게 전해진다고 한다. 세상을 맑게 순화시키는 강한 힘이 담긴 월전 예술의 근원을 짐작해 보게 한다.
가풍家風의 영향으로 한시漢詩를 읽고 짓는 일이 자연스러웠던 월전에게 시와 그림은 하나였다. 그는 시를 쓰듯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그리듯 시를 썼다. 월전은 화인畵人이었기에 별도의 시문집을 남기지 않았다. 다만 주로 화제畵題로 지은 것이기는 하나 약 칠십여 수의 자작시自作詩가 전하고 있다. 월전이 후학들의 예술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만들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동방예술연구회에서 강의를 통해 월전의 정신을 전하고 있는 이종호는, 「월전 한시의 빛과 울림」에서 함축과 여운, 고담과 청초, 풍자와 해학이라는 키워드로 월전의 시를 분석하고 있다. 함축과 여운이 시의 기본이라면, 고담과 청초는 시인의 기본이며, 풍자와 해학은 인간의 기본이다. 이렇게 시와 시인과 인간이 삼위일체로 거듭나는 자리에서 월전의 한시는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을 역임한 정현숙은 「절제節制와 일취逸趣의 월전 서풍書風」에서 그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그러나 월전의 예술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할 월전 글씨의 참모습을 찾아나선다. 그는 월전의 글씨를 서예작품과 화제 글씨로 나누어 살펴보면서 월전 서풍의 특징을 ‘절제節制와 탕일蕩逸’로 요약한다. 부드러운 듯하면서 강한 힘이 내재된 월전의 글씨는, 기교만을 부리는 화공이기보다는 평생 사상과 철학을 겸비한 문인화가의 길을 걸었던 그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하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은 「월전의 격조있는 신문인화 세계」에서 월전의 그림을 장르별로 나누어 그 변천과정과 특징을 설명하면서, 월전 자신이 궁극적으로 표상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가 추구한 한국 현대동양화, 이른바 신문인화의 세계는 무엇이었는지를 알아본다. 정신성을 망각하고 외형으로만 표현하는 그림은 문인화가 아니며, 문인화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정신이고 격조라고 주장한 월전의 말처럼, 그의 신문인화는 전통미술의 소중한 유산이 망실되고 흩어진 시점에서 다시 그 정신성을 회복해 당대의 문인화로 재정립한 창조물이었다. 그런 면에서 그의 그림은 결국 전통시대의 문인적 작가상을 보여 주는 일종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김수천 (저자)

김수천(金壽天)은 1957년 대전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대만문화대학臺彎文化大學 예술연구소에서 석사학위를, 대전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예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원광대학교 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다. 월전미술관 이사, 서지학회 이사, 한국서예학회 부회장, 한국서예치료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서예문화사 1』(1998)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상나라 명문 글씨의 창조성」 「신라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서체의 예술철학적 조명」 등이 있다.

이종호 (저자)

이종호(李鍾虎)는 1955년 경기도 안성(죽산)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안동대학교 인문대학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로 한문학 비평과 선비문화, 퇴계의 인간상과 조선의 구곡문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의 문인이 걸어온 길』(2004), 『퇴계학 에세이: 온유돈후』(2008), 『권력과 은둔』(공저, 2010)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퇴계 미학의 기본성격」 「신유한의 문예인식과 문장론」 등이 있다.

정현숙 (저자)

정현숙(鄭鉉淑)은 1957년 대구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예사 전공으로 원광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동양미술사 전공으로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학예연구실장으로 재직 중이며, 원광대학교 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다. 저서로는 『한류와 한사상』(공저, 2009)이, 역서로는 『서예 미학과 기법』(2009)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발해 ‘정혜공주 묘지’와 ‘정효공주 묘지’의 서풍」 「육세기 신라 금석문의 서풍」 「장우성·박노수의 만남과 예술정신」 등이 있다.

박영택 (저자)

박영택朴榮澤(1963- )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뒤 뉴욕 퀸스미술관에서 큐레이터 연수를 마쳤고 구 년간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로 근무했다. 1999년부터 경기대학교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예술가로 산다는 것』(1999), 『식물성의 사유』(2002), 『애도하는 미술』(2014), 『한국 현대미술의 지형도』(2014) 등이 있다.

저자/역자의 다른 책들

책머리에―월전의 문인정신을 기리며

현대 한국화단의 선구자, 월전의 예술인생
현대 문인화를 꽃피우다 | 가계와 성장 배경 | 월전이 만난 큰 스승들 | 한 천재의 화려한 등단 | 성誠을 다하는 작품 제작 | 화풍의 변화 | 월전의 삶과 인생철학 | 아름다운 마무리

월전 한시漢詩의 빛과 울림
한시와 시대 | 함축과 여운 | 고담과 청초 | 풍자와 해학 | 쟁이와 선비

절제節制와 일취逸趣의 월전 서풍書風
서화書畵를 즐기다 | 학서學書 과정과 서화가들과의 교류 | 글씨의 유형과 특징 |
월전 서풍의 연원과 형성 | 진정한 시서화 삼절

월전의 격조있는 신문인화新文人畵 세계
문인화가의 자화상 | 공필진채工筆眞彩에서 신문인화풍으로의 전환 | 월전 그림의 장르별 변화와 특성 | 신문인화풍의 완성

주註 | 월전 문헌목록 | 월전 장우성 연보 | 찾아보기 | 저자 약력

A Study on Chang Woo-soung, the Korean Literati Painter: His Poetry, Calligraphy, and Painting
Preface-Praising the Literati Spirit of Chang Woo-soung
Life and Art of Chang Woo-soung, Forerunner of the Contemporary Korean Painting Circles
Light and Resonance of Chang Woo-soung’s Chinese Poem
Chang Woo-soung’s Calligraphic Style with Restraint and Excellence
Chang Woo-soung’s New Literati Painting with Dignity
Notes | List of Illustrations | About the Artist and Auth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