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NAM CHOI ARCHITECT

건축가이자 화가이며, 교육자이기도 한 최두남(崔枓南)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의 건축 작품집이 출간되었다. 1987년부터 최근까지의 작업 중에서 주택, 문화 및 상업시설 등 41개의 프로젝트를 수록한 모노그래프로, 실현된 작품뿐만 아니라 구상이나 설계 단계에 그친 작업까지, 27년 동안의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건축―명료한 공간과 풍부한 서정성의 결합

“건축은 공간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경험을 유발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작업이다. 이 여건은 물리적인 것과 형이상학적인 것을 포함할 수 있어야 하며, 이 과정은 외형상으로 나타나 있는 물리적인 현상과 표피 속에 내재한 보이지 않는 힘들의 역학을 시간과 공간이라는 좌표에 투영시켜 감성으로 현상하고 지성으로 인화해내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최두남

최두남의 건축은 공간­의 명료한 형태와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서정적 경험을 동시에 추구한다. 한국적 ‘멋’이 지닌 파격처럼, 그는 공간 전체를 통찰한 뒤 그 위에서 이루어지는 부분적 변주를 통해 경험의 의외성과 긴장감을 유도한다. 이는 그의 주택 건축에서 잘 나타나 있는데, 대지와 그 주변 자연환경과의 관계성 속에서 건물의 배치와 매스를 단순하게 설정하고, 그 속을 채우는 내부 공간은 복합적이고 다층적으로 구성한다.
또한 최두남은 거주자들의 일상적 삶을 일종의 ‘의식(儀式)’으로 보고, 정문, 벽난로, 부엌, 식당 등 각 요소들을 단순한 방이 아니라 의식의 장소로 간주한다. 디테일한 재료의 사용이나, 창문과 구멍의 배치를 통한 외부와의 소통 방식 역시 이러한 그의 일관된 생각 아래 이루어진다.

토털 디자인―건축가의 총체적 안목

“최두남의 건축작품 세계는 21세기 모더니즘 원류에 근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세대의 일부 건축가들이 포스트모더니즘의 형태적 실험으로 전향한 반면, 최두남은 자신의 지평을 국제적인 건축담론에 일치시키고 있다. 1970년대 후반 UC버클리대학교에서의 미술 수업과, 1980년대 초의 하버드대학교에서의 건축 수학은, 그로 하여금 컨텍스트, 그리고 도시나 자연에 연관된 의제들에 대하여 절제되고 우아한 형태를 지향하는 성향과 더불어, 그만의 독특한 감성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김종성

국제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스케일과 재료에서 발현되는 한국적 감성, 그리고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포괄적 안목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는, 그의 독특한 이력에서 찾을 수 있다. 최두남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대학교육을 미국에서 받았고, 순수미술을 공부하고 건축을 전공한 뒤 이 두 작업을 늘 병행했다. 또한 건축가의 총체적 권위가 쇠퇴하는 요즘, 그는 건축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조경에 이르기까지 토털 디자이너로서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교육자로서 대학에서 후학들을 길러내는 일까지 하고 있는 그는, 건축가의 역할을 구성적 제도공으로 축소시킨 현재의 시장에서 종합예술로서의 건축이라는 전통적 유산을 계승하고 있는 흔치 않은 인물이다.

“최두남의 건축은 건축가의 역할이 작아지는 한국 상황에 대한 마지막 변론이다. 그의 건축은 과거 건축가의 역할을 다시금 강조한다. 그는 엄격하고 저항적인 총체적 시각에서 새로운‘종합예술작품(Gesamtkunstwerk)’을 강하게 제안한다. 역사적으로 건축가의 디자인 정체성이 비교적 잘 반영돼 온 단독주택은 이를 위한 최후의 보루이기도 하다.”—이의성

고속성장과 경제개발을 우선시해 온 한국적 상황 속에서, 건축 본연의 영역을 지키고자 애써 온 최두남의 고집과 노력이 이 책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60년의 삶, 30년 가까운 건축 인생을 정리하는 의미도 지니는 이번 출판은, “다시금 흠뻑 적셔지고 싶은 욕망은 얼마를 올라야 할지 탑의 높이를 알지 못한다. 다만 마라토너의 집념과 스태미너가 나를 마침내 태풍의 눈 속으로 인도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하는 그에게 또 다른 시작을 위한 도약대와도 같을 것이다.

건축 작품집의 새로운 유형

일반적인 건축 작품집의 형태에서 벗어나, 이 책은 비교적 아담한 판형에 각 프로젝트별로 사진, 모형, 스케치, 도면을 엄선하고 간략한 개요를 넣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편집을 시도했다. 하지만 656면에 달하는 볼륨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결코 작지 않다. 언젠가 책을 내겠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관련 자료들을 꼼꼼하게 모아 온 저자의 부지런함 덕에 한국의 대표적 건축사진가들의 현장 사진과 지금은 사라진 모형 사진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으며, 수십 권의 노트북에서 고른 개념 스케치들은 화가이기도 한 건축가의 자유로운 필치를 보여 준다. 책 앞쪽에는 2000년대에 발표한 유화 작품 11점을, 책 끝에는 가구, 건축 하드웨어, 소품 디자인 작업을 소개하여, 종합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다각도로 엿볼 수 있게 했다.
시각자료뿐만이 아니다. 건축가 김종성, 이의성, 피터최의 서문 및 평문은, 최두남 건축 전체를 관통하는 큰 줄기를 잡아 주고, 최두남이 쓴 짧은 글에는 저자의 건축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응축되어 있다. 국제적인 문헌으로의 활용도를 고려하여 모든 텍스트들을 영문으로 수록했고, 비평문들은 국문을 함께 실었다.
한편, 오는 4월 18일부터 5월 9일까지 아산정책연구원 1층 갤러리에서 출판을 기념하는 작은 전시회가 열린다. 책 속에 담긴 일부 내용을 입체적으로 연출하고 주요 유화 작품을 소개한다. 4월 25일 4시에는 건축가의 강연이 있다.

월간 SPACE

최두남 (저자)

최두남(崔枓南, DuNam Choi)은 1953년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UC버클리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건축대학원(GSD)에서 건축학 석사를 취득한 뒤, 미국과 한국에서 교육자와 예술가로서 학계와 건축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뉴욕의 건축사무소 콘 페더슨 폭스(KPF)와 우 앤드 윌리엄스(Woo & Williams)에서 실무를 시작했고, 1988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신의 건축사무소 최두남 어소시에이츠(Du Nam Choi Associates)를 열었다. 미국 샌프랜시스코 건축재단 및 건축잡지들로부터 수상과 호평을 받았으며, 2011년 미국 건축가협회 초청강연을 비롯해 유럽 및 하버드 건축대학원에서의 건축전 등 수많은 강연과 전시를 가졌다. 한국에서는 1988년 샘터갤러리 설계로 한국건축협회상을 수상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미국 건축가협회 정회원으로 있다. 한남동주택, 부암동주택, 조일빌딩, 샘터갤러리 등 다수의 주택, 문화 및 상업 시설을 설계했으며, Award Winning Architecture (1998/99, Prestel)를 비롯한 많은 건축 서적과 잡지에 주요 작품이 소개되어 있다.

저자/역자의 다른 책들

머리말 | 김종성 FOREWORD | JONG SOUNG KIMM
최두남의 집 | 이의성 DUNAM CHOI’S HOUSES | YI EUISUNG
토탈 디자인 | 피터 최 TOTAL DESIGN | PETER CHOI
파장이 이루어낸 투명한 침묵 | 최두남 TOWARD AN ARCHITECTURE OF SUBSTANCE AND GRAVITY | DUNAM CHOI

ARCHITECTURE

부암동주택 BUAM-DONG HOUSE
한남동주택 HANNAM-DONG HOUSE
평창동주택 PYEONGCHANG-DONG HOUSE
P-프로젝트 P-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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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프로젝트 YOUNG PROJECT
최가철물 CHOI’S HARDWARE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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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아트스페이스 3 HANGIL ART SPAC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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