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기쁨

  • 삶과 예술을 향한 김테레사의 내밀한 풍경
  • 김테레사
  • 140×220mm 양장 2014년 11월 10일 166면 17,000원 흑백·컬러도판 47점 978-89-301-0475-3
  • 예술일반, 미술이론 및 에세이

예술이라는 것의 본질은 전달의 수단만이 아니라, 우리의 태생으로부터, 시공간적 경험으로 생겨난 감성을 자극하여 공감을 얻으려는 기술인 것이다. 나는 '미술이란 무엇이냐'는 물음에 언제나 이렇게 되묻곤 한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그 사람 참 예쁘네"라는 말의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지성知性은 삶의 수단일 수 있지만, 감성感性은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김테레사, 「미술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김테레사의 삶과 예술 이야기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는 화가 김테레사(1943- )의 첫 에세이집을 선보인다. 이 책은, 2011년 열화당에서 출간된 그녀의 화집 『김테레사 작품집 1978-2010』과 사진집 『워싱턴 스퀘어, 그때 그리고 그 후』에 이어 나온 세번째 책이다. 보통 한 예술가가 화집과 산문집, 또는 사진집과 에세이집 등 두 가지 분야의 책을 내는 경우는 있어도, 그림, 사진, 산문 이 세 가지를 모두 책으로 내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김테레사는 1968년과 1969년 권위있는 「동아 사진 콘테스트」에서 연이어 특선하면서 한국 사진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사진을 하던 젊은이들에게 김테레사는 그야말로 ‘스타’였다. 사진으로 화려하게 데뷔하여 큰 주목을 받았던 그녀는 두 차례의 개인전을 치른 후 1970년대 초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다. 물론 그곳에서도 사진작업을 이어 갔지만, 주된 목적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다.
회화를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 입학하여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렇게 그녀는 제2의 예술인생을 맞게 된다. 이후 김테레사는 국내외에서 아홉 차례의 회화 개인전을 가지면서, 무대공간을 연출하듯 화폭에 역동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자신만의 예술을 연출해 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화가의 기쁨』은 그동안 저자가 쓴 자신의 삶과 예술에 관한 에세이 30편을 모아 관련 사진, 그림과 함께 엮은 것이다. 이 글들에는 화가로서, 사진가로서 품어 왔던 예술에 대한 사유와 지난날 교유했던 예술가들에 대한 추억담, 그리고 한 사람의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경험했던 삶에 관한 따뜻한 생각과 재미있는 일화들이 담겨 있다.

김테레사 예술의 내력, 김테레사의 감성 예술론 

김테레사 예술의 근원은 그의 아버지에서 비롯되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사진과 그림, 음악을 즐기던 건축가로, 어린 딸과 함께 출사出寫를 다니기도 하고, 발레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육이오가 터지면서 계속해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어깨너머로 익힌 사진, 한때 최승희崔承喜에게 사사했던 무용 등, 어릴 때의 여러 경험들은 김테레사에게 시각예술에 대한 감각을 일찍이 싹틔워 주었다.
‘제1부 사진과 그림의 동행’은 사진과 그림, 나아가 예술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은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녀가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 스퀘어를 거닐며 받았던 문화적 충격과 이를 사진으로 담게 된 과정, 그리고 9.11 이후 달라진 모습의 기록까지, ‘워싱턴 스퀘어’ 연작의 전말이 담겨 있는 에세이 「워싱턴 스퀘어」는, 칠십년대 미국문화의 일면을 보여 주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에 대한 작가 자신의 기록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그림, 내 삶의 스케치」는 자신의 그림 인생에 관하여, 김테레사 예술의 뿌리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김테레사 그림의 특징과 작가로서의 지향과 취향 등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디지털 코드의 비밀」에서는,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가 모든 형상을 코드화해서 보관하고 재현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하여 그림 작업을 했던 이야기를 비롯하여, 과연 그림이란 무엇인지, 미술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그녀 특유의 사유가 담겨 있다. 이는 「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글로 이어지는데, “지성은 삶의 수단일 수 있지만, 감성은 삶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녀는 예술의 본질을 “우리의 태생으로부터, 시공간적 경험으로 생겨난 감성을 자극하여 공감을 얻으려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한편, 김테레사는 지금까지 ‘춤’ ‘서커스’ ‘말’ 등을 소재로 한 다양한 그림들을 선보여 왔는데, 「춤을 그리다」 「그 말馬이 보고 싶다」 「그리운 곡마단」 등의 글에는 자신의 그림이 이러한 소재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게 되었는지 그 다양한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다.

예술가들에 관한 회고담, 낭만과 열정이 담긴 추억담

‘제2부 잊을 수 없는 사람, 잊지 못할 그곳’에서는 김테레사가 예술활동을 하면서 교유했던 여러 예술가들, 그리고 몇몇 장소들에 관한 추억담이 담겨 있다. 그림의 스승이라고 생각하며 존경했던 남관南寬, 우리 말의 역사적 특성상 한자漢字를 배척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던 오지호吳之湖, 김테레사가 ‘바람의 여신’이라고 칭했던 천경자千鏡子, 그녀의 그림을 높이 평가하면서 화가로서 데뷔하게 되는 첫번째 그림 전시회를 주선해 주었던 미술평론가 이경성李慶成, 사진가 임응식林應植과 함께 ‘오로五老’라 불렸던 이해선, 현일영, 서순삼, 박필호 등 한국 사진의 일세대들, 젊은 시절 김테레사와 함께 사진을 하면서 지금까지 오랜 우정을 지속해 오고 있는 강운구姜運求와 주명덕朱明德, 그리고 육십년대 말 서울대교구장 시절 미사를 집전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던 김수환金壽煥 추기경 등에 관한 숨은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특히 김테레사가 직접 촬영한 이 인물들의 사진은, 초상작품으로뿐만 아니라 귀중한 기록으로 그 가치를 발하고 있다. 그 밖에 자신이 사진작업의 대상으로 삼았던 ‘뉴욕의 벽화’나 ‘서울의 고궁’, 그리고 조각가 김세중金世中이 이순신 동상을 세웠던 시절의 ‘광화문 광장’ 이야기 등이 덧붙여져 있다.
‘제3부 살며 사랑하며’는 ‘예술가 김테레사’가 아닌 ‘인간 김테레사’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첫사랑의 추억에서부터 지금의 남편을 만나 연을 맺게 된 이야기, 칠십년대 초 아무 연고도 없던 미국으로 건너가 정착하기까지의 에피소드들, 미국 뉴욕 생활에서의 소소한 일상사와 재미있는 일화들까지, 낭만과 열정, 고뇌와 희열이 공존하는 김테레사의 삶의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언론매체 기사
경향신문
연합뉴스
국민일보
중앙일보

김테레사 (저자)

김테레사는 1943년 서울에서 태어나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비원」(1970, 국립공보관), 「바람」(1972, 국립공보관), 「워싱턴 스퀘어」(1975, 미도파화랑), 「뉴욕의 대중문화, 보통사람들의 벽화」(1984, 파인힐갤러리), 「장미」(1994, 파인힐갤러리), 「워싱턴 스퀘어 1973-2010」(2012, 뉴욕 이튼 코헨 파인아트 화랑) 등의 사진전을 가졌고, 뉴욕 히긴스 갤러리(1979), 선화랑(1980.1982), 공창화랑(1984), 한국문화원(1985), 조선화랑(1988.1992), 박영덕화랑(1996), 프레스센터(1998), 예술의 전당(2005) 등에서 회화전을 가진 바 있다. 화집으로 『김테레사 작품집 1978-2010』(2011), 사진집으로 『워싱턴 스퀘어, 그때 그리고 그 후』(2011)가 있다.

책머리에

사진과 그림의 동행
사진은 사진이다
워싱턴 스퀘어
아그리파를 부숴라!
그림, 내 삶의 스케치
디지털 코드의 비밀
춤을 그리다
미술이란 무엇인가
그 말馬이 보고 싶다
거실의 비천도飛天圖

잊을 수 없는 사람, 잊지 못할 그곳
남관 선생님
오지호의 한문漢文 사랑
천경자, 바람의 여신
사진가 임응식과 오로五老
평론가 이경성
‘엉클’ 김수환 추기경님!
사진가 강운구와 주명덕
뉴욕의 벽화
고궁의 추억
이순신 동상 앞을 지나며

살며 사랑하며
첫사랑
미국 정착기
사표 낸 마누라
와일드 타이거 로즈
그리운 곡마단
전람회에서 생긴 일
가난했던 시절의 화가들
카디널의 죽음
사람은 왜 눈사람을 만드나
여행길에서
내 작품 중의 마스터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