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미술 비평사 (재판)

초판을 출간한 지 15년만에 내는 재판으로, 저자의 감회를 담은 서문이 더해지고, 그동안 발견된 오류들을 수정했다. 우리 근대 시기 ‘미술비평’의 분야만을 심도있게 조명한 역저. 19세기말에서 20세기 전반에 이르는 근대기 미술사학·미술비평의 역사와 이론을 시기별·특징별로 서술했다. 우리 미술비평가들의 뛰어난 업적과, 고난에 찬 근대미술이 남긴 미학과 미술사상의 성취를 엿볼 수 있다. 부록으로 미술비평가들의 소전(小傳)과 현재 작고한 미술사학자 및 미술비평가 48명에 대한 인명사전이 실려 있다.

지금껏 19세기말에서 20세기 전반에 이르는 근대 시기의 우리 ‘미술비평사’가 체계적으로 정리된 책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바와 같다. 19세기말은 국가의 존폐가 흔들리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20세기 전반은 외세의 강점과 더불어 서구에서 유입된 문화로 인해 근대화가 시작되었다는 막연한 인식에서, 연구자들은 제대로 된 사실 여부의 검증과 조사 없이 근대 시기 미술비평을 ‘유아기’라거나 ‘원시시대’라고 치부해 왔다. 그리하여 중세와 현대를 잇는 우리 근대 시기의 미술비평사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절된 역사로 남아 있었다. 저자 최열은 근대 시기 미술의 방대한 자료수집과 문헌해석으로부터 시작하여 당시 미술사학·미술비평의 역사와 이론체계를 세우는 일에 몰두해 왔고, 그 결과 지난 1998년 『한국근대미술의 역사』(열화당)를 내놓은 바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한국근대미술 비평사』는 『한국근대미술의 역사』와 짝을 이루는, 근대 시기 ‘미술비평’의 분야만을 심도있게 조명한 후속편이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19세기 후반의 미술비평’ ’20세기 전반의 미술비평’ ’20세기 전반 주요 이론가들의 미술비평’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19세기 후반의 미술비평에서는, 화단의 비평사를 이끌어 나갔던 옥계사(玉溪社), 벽오사(碧梧社), 서원시사(西園詩社), 직하시사(稷下詩社) 등의 예술가 조직과 김정희(金正喜), 신위(申緯), 조희룡(趙熙龍), 나기(羅岐), 김석준(金奭準) 등으로 이어지는 19세기 미술비평가들의 미술사학과 사상을 살펴 그 흐름을 정리했고, 20세기로 넘어와서는 20세기 전반 서구미술이론의 유입과 함께 고유성과 이식성이 대립되는 과정, 조선미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비평가들이 펼친 ‘조선미술론’의 형성과 성장과정, 프롤레타리아 미술론 대 심미주의 미술론이 대립과 치열한 논쟁을 거듭하는 과정 등의 비평사 흐름을 시기별·특징별로 서술했다. 다음, 김복진(金復鎭), 김용준(金瑢俊), 윤희순(尹喜淳) 등 20세기 전반의 화단비평을 주도한 주요 인물들의 미술비평과 이론을 체계적이고 깊이있게 조명했는데, 창작과 화단활동의 중심에서 활약했던 근대미술비평가들의 삶과 현장까지를 89컷의 자료도판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단지 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는 사상을 구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미술사상과 삶의 현장을 곁에서 보듯 생생하게 헤아릴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말미에 실린 두 편의 부록인데, 「미술비평가들의 삶과 예술」은 주요 미술비평가들의 삶과 예술, 그리고 애환을 그려낸 일종의 ‘소전(小傳)’이고, 「20세기 미술비평사 인명사전」은 최초로 정리된, 1900년 전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나 활동한 근현대 시기 189명의 미술비평가들에 대한 사전으로, 단순한 약력 중심의 나열이 아니라 연구논문과 저서, 비평활동을 함께 기록함으로써 해당 인물들의 관심 연구 분야와 그에 따른 업적까지 헤아릴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저자의 노력으로 인해, 우리는 비로소 한국 근대미술비평의 태동과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중한 성과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까지 단절되지 않고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 미술사학의 흐름과 존재를 규명해낸 것이라 하겠다. 19세기 우리 민족 내부에서 일어난 신감각파와 고전형식파의 양식과 운동과정, 20세기 전반 조선미술론의 형성을 위해 미술비평가들이 펼친 논쟁이 그 한 예로, 저자 최열은 근대미술의 시작과 주된 내용이 서구미술의 이식과 모방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편견을 걷어낸다. 이는 십 년여에 걸친 저자의 끈질긴 노력과 치밀한 조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작업으로, 그는 그 저력이 ‘민족 근대미술사상을 발굴하고 재구성하는 일이 민족미술의 풍요로움을 약속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서구추종주의가 장애물로 기능함에 따라 눈뜬 장님 노릇을 해야 했던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즐비한 우리 미술비평가들의 뛰어난 업적과, 고난에 찬 근대 시기 조선의 미술이 남긴 미학과 미술사상의 성취를 엿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초판을 출간한 지 15년만에 내는 재판으로, 저자의 감회를 담은 서문이 더해지고, 그동안 발견된 오류들을 수정했다.

최열 (저자)

최열은 1956년생으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와 인물미술사학회 회장,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및 월간 가나아트 편집장, 가나아트센터 기획실장을 역임했으며, 정관김복진미술이론상, 석남이경성미술이론상, 정현웅기념사업회 운영위원, 그리고 국민대, 고려대, 서울대, 중앙대,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미술저작상, 간행물문화대상 저작상, 월간미술대상, 정현웅연구기금을 수상했으며, 저서로 『한국근대사회미술론』 『한국현대미술운동사』 『한국 만화의 역사』 『한국근대미술의 역사』 『한국현대미술의 역사』 『한국근대미술비평사』 『한국현대미술 비평사』 『한국근현대미술사학』 『민족미술의 이론과 실천』 『미술과 사회』 『화전(畵傳)』 『김복진—힘의 미학』 『권진규』 『박수근 평전』 『이중섭 평전』 『근대 수묵채색화 감상법』 『사군자 감상법』 『옛 그림 따라 걷는 서울길』 『옛 그림 따라 걷는 제주길』 등이 있다. 제주문화정보점자도서관에서 미술점자도서 『옛 그림 따라 걷는 제주길』을 번역 출간했다.

재판 서문: 비평의 소멸과 복권
초판 서물: 근대미술 사상을 발견하는 즐거움

1. 19세기 미술이론 및 비평
2. 20세기초 미술이론 및 비평
3. 조선미술론의 형성과정
4. 조선미술론의 성장과정
5. 프롤레타리아 미술논쟁
6. 심미주의 미술논쟁
7. 김복진의 전기 미술비평
8. 김복진의 후기 미술비평
9. 김복진의 형성미술이론
10. 임화의 미술운동론
11. 전미력의 미술운동론
12. 김용준의 초기 미학, 미술론
13. 윤희순의 민족주의 미술론
14. 박문원의 미술비평

* 부록

1. 미술비평가들의 삶과 예술
근대미술 비평가들
19세기 최대의 비평가, 조희룡
조선 미술비평의 스승, 김복진
인상기 비평의 선구자, 안석주
최고의 논객, 김용준
민족주의 미술비평의 반석, 윤희순
심미주의 미술비평의 교사, 김주경
교과서 같은 비평의 고전, 정현웅

2. 20세기 미술비평사 인명사전

수록문 출처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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