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선택 23호 | ‘우현 고유섭 전집’ 완간 특집호

2013년 5월 11일 발행
‘우현 전집’ 완간에 즈음하여
   인연과 수희공덕隨喜功德으로 엮어 회향한 ‘우현 고유섭 전집’ | 한 출판인이 부르는 축제의 노래
고유섭을 말한다   우현又玄 형의 추억
‘우현 전집’ 을 말한다   한국미에 숨과 혼을 불어넣은 영원한 등불
‘우현 전집’ 편집 연지年誌   열화당과 우현, 그 인연의 내력

편집자의 말
‘우현又玄 아카이브’를 항하여

열화당에 입사한 것이 1999년 봄이니, 만 십사 년이 되었다. 2003년 ‘우현 고유섭 전집’의 기획이 시작되어 일차분(2007), 이차분(2010), 그리고 삼차분(2013) 출간으로 열 권 완간하기까지 정확하게 십 년이 걸렸다. 그러니, 처음 입사 후 편집이 뭔지, 출판이 뭔지 어렴풋하게나마 감 잡는 데 걸린 삼사 년을 빼고 나면, 그 후로 계속해서 ‘우현 고유섭 전집’과 함께했던 셈이다. 물론 그 사이 다른 책들을 내기도 했지만, 우현 전집을 교정보고 대조하고, 편집위원과 회의하거나 자문위원을 찾아가 상의하고, 동국대 도서관에서 우현 자료를 복사하거나 촬영하고… 그런 일들이 십 년 동안 계속되었던 것이다. 첫 출발은 힘찼고, 또 중간 결실을 거둘 때도 보람되었으나, 십 년이라는 세월은 누구라도 지치게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우현이라는 산은 넘어도 넘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대산맥이었다.
물론 점점 자신감도 생기고, 배움도 쌓여 갔으며, 당연히 성취감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가적인 사업으로 접근했어야 할 이 일을, 무모하게도 일개 출판사에서 시작한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했다. 주변의 따뜻한 시선, 애정어린 관심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도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십 년씩이나 걸렸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대장정은 끝났다. 사실 해냈다는 기쁨보다는 해방감이 컸고, 동시에 아쉬움과 불안한 마음이 함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집 열 권으로 끝이 아니라는, 이것이 더 큰 일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방치되다시피 한 우현을 우리가 제대로 기록하기로 하고 이 일에 뛰어들었던 십 년 전, 그때 이미 전집 열 권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었음이 예견돼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전집 열 권을 만들고 나서도, 몇 박스 분량의 미발표 초고들, 지금은 행방이 묘연해진 그의 일기장, 그리고 전집에 실리지 못한 숱한 사진자료, 스케치, 카드, 노트 등이 아직껏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책으로 엮어도 다시 열 권 분량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출판을 통한 온전한 기록뿐 아니라, 그런 자료들이 더 이상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할 텐데, 우리는 전집 이차분을 내면서 이미 ‘우현 아카이브’의 시작을 알린 바 있다. 전집 열 권이 ‘우현학’을 위한 주춧돌이라면, 우현 아카이브는 ‘우현의 역사’를 문화재로 보존하는 일이 될 것이다. 전집은, 열 권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보완될 것인데, 그렇듯 우현의 자료 역시 계속해서 모이고 보존되고 공개되어야 한다. 우현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들을 온전히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 이것이 말 그대로 ‘전집(全集)’이 될 터이다. – 조윤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