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선택 26 | 열화당책박물관 특별전 “책과 만화로 떠나는 루브르 상상기행” 특집호

2013년 9월 28일 발행

상상과 기록으로 만나는 꿈의 박물관, 루브르  / 정현숙 열화당책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만화로 만나는 루브르
예술과 혁명 사이에서 탄생한 루브르 ― 『루브르의 하늘』
모두가 잠든 시간, 예술작품의 영혼이 깨어난다 ― 『미지의 시간 속으로』
루브르의 밤에 펼쳐진 매혹적인 사랑의 순례 ― 『매혹의 박물관』
상상조차 못했던, 박물관의 숨겨진 공간 ― 『어느 박물관의 지하』
‘우연의 전당’을 떠도는 모호한 여정 ― 『루브르 가로지르기』
인류 문명에 무지한 미래인들이 루브르와 마주친다면? ― 『빙하시대』
세상에서 가장 검고 사악한 그림을 찾아서 ― 『키시베 로한, 루브르에 가다』
작품에 서린 스물두 명의 유령, 그들이 전하는 죽음의 사연 ― 『루브르의 유령』

책으로 만나는 루브르
루브르를 기록한 스물네 권의 책

루브르 이모저모
루브르, 성에서 박물관으로
루브르 박물관 경비警備 약사略史
숫자로 보는 루브르

편집자의 말
책박물관에 모인 책 속의 박물관

2004년 2월 파주로 이사와 같은 해 10월 사옥 1층에 ‘향기있는 책방’과 ‘갤러리 로터스’를 열었다. 열화당의 책과 함께 예술 관련 도서들을 소개하고, 책 속에 담긴 실제 작품이나 확장된 내용을 전시하는 공간이었다. 2008년 봄까지 열네 차례 전시를 열었으니, 작든 크든 계절마다 행사를 치른 셈이다. 2006년 5월부터는 2층에 도서관 같은 고서점 ‘헌책방-그리운 책들의 풍경’을 마련해 조선말부터 1970년대까지의 고서 이천여 권을 전시했다. 그리고 2007년, 이 세 공간을 하나로 통합할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방’을 구상해 사옥 증축에 착수했다. 완공 후 편집실과 발행인 소장본을 정리하고, 세계 각지의 특색있는 서적들을 엄선해 책장을 채워 나갔다. 이곳이 2009년 오픈한 ‘도서관+책방’으로, 기존 갤러리의 역할도 이어받아 일곱 번의 전시를 선보였다. 여기까지가 2013년 8월 정식 등록된 ‘열화당책박물관’의 간략한 전사(前史)다.
십 년 동안 바뀌어 온 이 여러 이름들과 갖은 시도들은, 한 가지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책을 적게 만들고 조금 팔더라도 그 한 권 한 권이 문화적으로 풍부하게 전달되도록 하자는 것. 뜻은 좋았지만 현실에선 문제가 적잖았다. 책 만들던 직원들은 새로운 업무에 힘겨워 했고, 출판사 살림으로는 건축비와 유지비를 감당하기 벅찼다. 전담 인력 충원도 순탄치 않았음은 물론이다. 자연히 귀한 소장자료들이 활용되지 못한 채 불꺼진 책장 속에 갇혀 있는 시간이 늘어 갔다. 그렇다고 그간의 노력을 백지화할 수도 없었다. 이러한 시점에 추진한 ‘박물관’ 등록은, 그 이름에 걸맞은 힘을 역으로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자 구조요청임을 고백한다.
서예와 동양미술사를 전공한 정현숙 선생을 초대 학예실장으로, 책과 문화 전반에 조예가 깊은 정혜경 선생을 학예사로 모셨다. 운명적으로 열화당에 계속 젖줄은 대고 있겠지만, 두 분을 주축으로 점차 독립된 존재로 자리잡아 가고 소장자료들이 전문적으로 운용되길 기대한다.
세계적인 만화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박물관이란 무엇인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경쾌하게 던져 보고, 루브르에 관한 문헌을 한자리에 모아 그들이 어떻게 역사를 기록하고 유물을 체계화해 왔는지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시 시작점에 선 우리에게도 의미있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책박물관에 놓인 책 속의 박물관. 그 풍경이 마치 화중화(畵中畵)를 보는 듯 이채롭다.
이수정(李秀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