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선택 28 | 특집1 이성복 시인의 책 세 권 | 특집2 출판인 한만년과 일조각

2014년 10월 15일 발행

특집1 이성복 시인의 책 세 권 출판
이성복은 詩다 / 조윤형
저에게는 오직 그 시절만이 아름답습니다  / 이성복
어둠 속에서 피어난 꽃들 / 열화당 편집실
칠팔십년대 씌어진 시 세 편 / 이성복
칠십년대 산문 「부치지 않은 편지 하나」 / 이성복

특집2 열화당책박물관 기획전 「출판인 한만년과 일조각」
一業一生, 한만년과 일조각의 육십 년 출판 풍경 / 열화당책박물관 학예연구실
경의, 감사, 감탄 / 김병익
일조각은 또 하나의 내 모교 / 윤흥길
1953-2003 일조각 도서목록

 

편집자의 말
문학출판의 몇낱 순간들

최근 크고 작은 행사들이 많아지고 책박물관이 출범하면서 2008년 재창간 당시의 「책과 선택」 지면에서 조금씩 변화가 있었다. 출판사의 주목할 만한 신간이나 작가를 특집1로, 책박물관의 기획전을 특집2로 하여 크게 두 파트로 구성하고, 전시 오픈에 맞춰 발행 배포된다.

루브르 도서전, 전병석 기증도서전, 한국서예 문헌전에 이은 「출판인 한만년과 일조각」전은, 일세대 출판인으로 학술출판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온 한만년 대표의 십주기를 맞아 기획되었다. 이는 책박물관이 앞으로 이어나갈 ‘한국출판역사’ 관련 전시의 시작으로, 해방공간의 정음사와 을유문화사 출판물을 통해 건국시기 출판의 역할과 업적을 살펴보는 전시도 현재 준비 중에 있다.

올해는 유난히 문학 책들이 많이 나왔다. 상반기에는 D. H. 로렌스의 자전적 에세이집 『귀향』이 출간되었고, 만화로 읽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여섯번째 권이 나오면서 원작소설의 첫번째 권 『스완네 집 쪽으로』가 완성되었다. 노숙인들의 삶을 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존 버거의 소설 『킹』이 번역되었고, 그가 죽은 아내 베벌리를 그리며 엮은 에세이 『아내의 빈 방』이 일주기에 맞춰 나와 그녀의 영전에 바쳐졌다. 사회의 부정과 인간 불평등을 고발하고 서민들의 연대를 주장하는 빅토르 위고의 희곡 『천 프랑의 보상』이 성남아트센터 초청 프랑스 툴루즈국립극장 내한공연에 맞춰 곧 출간된다.

열화당은 시각예술과 한국전통문화 관련 책들을 주로 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문학도 작지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 왔다. 문학을 전문적으로 내는 출판사들과 달리 책 만듦새나 구성에서 색다른 시도를 하기도 했고, 문학은 결국 문자로, 책으로 완성된다는 생각 아래 ‘문학 책의 원형’을 찾는 노력도 했다. 이번 호의 특집으로 다룬 이성복의 책 역시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다. 또한 신작이 아닌 그의 숨겨져 있던 미간행 초기 시와 산문 들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박완서의 첫 소설 『나목』과 이청준의 첫 창작집 『별을 보여드립니다』를 복간함으로써 이들 문학세계의 첫 얼굴을 되살린 최근의 출판과도 맥을 같이한다.

일조각은 한국문학의 큰 축이 된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의 출발을 지원했고, 열화당은 청진동 3-3번지에서 문학과지성사와 한 사무실을 쓰며 동인들과 교유했으며, 이성복은 『문학과 지성』을 통해 등단했다. 얽히고설킨 문학과 출판의 인연들이 우연인듯 필연인듯 사십 년이 지나 이렇게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이수정(李秀廷)